나에게 쓰는 손편지로 나를 위로하라.

by nanunna

나에게 쓰는 손편지로 나를 위로하라.

인생을 살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다! 라는 것이다. 내 꿈이 무엇이고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내가 무엇에 힘들어 하는지 말이다. 그러니 나만의 행복을 찾아 묵묵히 즐기면서 살면 되는 것이다. 내 삶을 휘젓는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도 결국 내 곁을 떠나간다. 그러니 매 순간 내 행복만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다행인 것은 행복은 작은 것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이다. 일상 속에 숨어있는 나만의 행복을 보물찾기 놀이하듯 발견하고 그것을 누릴 수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나를 잘 위로하고 다독일 줄 알아야 한다. 따뜻한 햇살 아래 주인의 손길을 받으며 편안히 누워있는 고양이처럼 내 자신을 따뜻하게 쓰다듬어줄 나만의 비밀 병기가 필요하다. 나는 그것을 ‘나에게 쓰는 손편지’라고 부른다.


요즘은 손편지가 귀한 시대다. 우편함을 열어봐도 죄다 청구서, 지로용지, 홍보성 전단지, 고지서 등이다. 만약 우편함에서 누군가의 손 글씨로 적힌 예쁜 편지를 발견한다면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쁠 것이다. 손 편지에는 그 사람의 정성과 마음이 녹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손 편지는 글씨체까지도 위로가 된다. 각자 자기만의 글씨체를 가지고 있고 그 글씨체는 그 사람과 닮아 있다. 소중한 사람이 쓴 편지는 글씨체에서도 그 사람의 진심이 묻어난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를 쓸 때는 부끄러워 말고 내 서체 그대로 적는 용기도 필요하다.


이렇게 진실함으로 다가갈 수 있는 손 편지를 자기에게 써보는 것은 어떨까? 부처님은 “우주 만물 가운데서 내가 가장 존귀한 존재이다.”라고 했다. 남이 아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나를 위해 손 편지를 써 보는 거다. 꼭꼭 눌러 쓴 손 편지는 나를 제대로 대접하는 느낌이 들고 나를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로 인정해준다. 한 자 한 자 쓰면서 내 자신을 들여다보며 나를 아끼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마치 어둠에 갇힌 방이라도 누군가가 문을 열면 빛나는 바깥의 햇살에 환해지듯 나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다.

언젠가 택배에 주문한 물건과 함께 예쁜 손편지가 동봉되어 있었다.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귀여운 글씨체로 직접 쓴 손편지를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왠지 그 쇼핑몰에 마음이 가고 상품에 대해 신뢰도도 높아졌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이용하고 싶어졌다. 작은 메모지에 쓴 손편지 하나에도 배려하는 마음이 전달되다니!

그러고 보니 아직까지 잘 간직하고 있는 엽서 하나가 생각난다. 지인이 책을 선물하면서 예쁜 엽서에 더 예쁜 글씨로 쓴 손편지다. 가끔 꺼내 읽어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 지인을 생각하며 미소를 띤다. 나를 생각하면서 꼭꼭 눌러쓴 다정한 느낌의 글씨체가 너무 좋다. 꼭꼭 눌러쓴 글씨는 우리 엄마를 따라 갈 수 없다. 초등학교 때 엄마는 심이 뭉뚝한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손편지를 준 적이 있다. 알뜰한 엄마는 연필심을 뾰족하게 갈지 않는다. 엄마는 늘 연필심을 혀 끝에 대고 침을 묻히셨다. 그걸 따라 하는 내 모습을 본 엄마가 빙그레 웃었다. 나는 엄마의 사랑이 묻어나는 글씨체를 잊지 못한다. 이렇게 남이 써 준 손편지도 내 마음을 위로해주고 행복한데 하물며 나를 제일 잘 아는 내가 나를 위해 진심 어린 손편지를 써준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될까?


나는 나에게 감사편지, 위로편지, 다짐편지, 칭찬편지, 독설편지, 응원편지 등을 쓴다. 나는 주로 예쁜 그림이 새겨진 포스트잇을 사용한다. 그때그때 몇 줄씩 정성을 담아 꼭꼭 눌러 쓰고 잘 보이게 책상 앞 보드판에 붙여둔다. 글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촉촉해지면서 마음이 위로받는다. 내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고 힘이 난다. 나의 글씨체, 즉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임혜진체는 정말 사랑스럽다. 다른 어떤 이의 위로보다 나를 제일 잘 아는 내가 쓴 손편지를 읽으면 위로의 깊이감이 다르다. 위로와 칭찬의 글귀에 마음이 열린다. 다양한 모양의 포스트잇과 예쁜 색깔의 필기구로 쓰면 기분 전환도 된다. 가끔 격언이나 명언도 첨부한다. 손편지를 쓰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 내 스스로의 내면 의지를 북돋아 주는데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된다. 또, 내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준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도 “자기 자신의 의식적 노력보다 더 자신에게 용기를 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했다.


나는 굉장히 소심한 편이라 ‘내가 뭐라고~’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럼에도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니 있는 대로 신경을 쓰면서도 진도는 잘 안 나가 끙끙대기 일쑤이다. 이번에 우연찮게 강의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우연한 계기로 전자책 쓰기 강사로 위촉이 되었다. 이주현 작가님의 토요강의 대타로 ‘전자책 쓰기’ 무료강의를 했는데 거기 참여한 분이 강사요청을 해왔다. 걱정이 태산인 나를 향해 내가 문을 열고 소통의 통로를 만들었다. 바로 나에게 쓴 응원의 손편지다.


“사랑하는 혜진아, 너는 알거야. 예전과 달라진 너를,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 잘 알지? 나에게 기회가 왔다면 붙잡고 까짓것 그냥 해보자. 무조건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베푼다고 생각하자. 작은 것이라도 내어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니? 그냥 해봐. 인생이란 게 별거니? 정성을 다해 베풀면 돼.”

내 친구는 가끔 속상한 일이 있거나 답답한 일이 있으면 자신한테 메일을 보낸다고 한다. 미친 듯이 타자를 치면 그것으로도 마음이 풀린다고 한다. 특히 타다닥 소리가 큰 싸구려 키보드로 치면 속이 시원하단다. 메일로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자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하지만 기계의 도움 없이 주변에 있는 필기구로 편하게 쓸 수 있는 손편지가 좋다. 사실 내 손편지의 대부분의 내용은 아픈 내 몸을 위로하는 편지다. 나는 약하고 자주 아픈 내 몸이 싫다. 내 의욕은 이미 100미터 달리기를 11초에 끊고 나간다. 그러나 내 몸뚱어리는 출발선에서 이제 10미터를 느릿느릿 천천히 기다시피 걸어온다. 내 의욕이 뒤를 돌아보고 초조해 한다. ‘몸뚱어리야, 제발 좀 빨리 뛰어. 너 때문에 되는 일이 없어. 매번 너 때문에 늦어지잖아!’ 라며 내 몸을 자책했다. 하루만 무리하면 그것을 회복하는데 일주일 이상 걸린다.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은 한없이 즐겁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사나흘씩 앓아눕는다. 그럴 때면 호기롭게 세웠던 계획들은 모래사장에 쓴 글씨가 파도에 사라져버리듯 한다. 이번에도 모임에 다녀온 후 며칠을 힘들어하다 나에게 독설의 손편지를 썼다.


“혜진이에게

왜 이렇게 너는 거절을 못하니? 쉬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수다쟁이 앞에서 왜 세 시간동안 밥까지 굶어가면서 듣고 있었니? 그 결과 며칠 내내 앓아누웠잖니? 수다쟁이 입을 틀어막을 용기가 없으면 차라리 자리를 떠. 부탁을 해서 하는 거절만이 거절이 아니야. 누군가가 나를 힘들게 하면 스톱! 이라고 외칠 줄 아는 것도 거절이야. 그러니 이 편지를 두고두고 붙여놓고 읽어!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잖아.”

최근 알게 된 한 동생이 목 뒤에 파스를 붙이고 왔다. 그 동생은 아이 셋을 씩씩하게 키우고 직장일도 해내는 막강 워킹맘이다. 파스를 왜 붙이냐고 물었더니 그녀가 겪고 있는 병들이 비엔나 소세지처럼 줄줄이 나왔다. ‘아~ 힘들겠다. 나만 아픈 게 아니구나.’ 저렇게 씩씩하고 건강하게 보여도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내 주변에 활기차면서 열심히 인생을 사시는 분들 대부분이 병자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시는 배울 점이 많은 60대 지인은 갑상선암을 앓았고 세계사 강의를 재능기부해주시는 50대 지인도 심장이 약하다. 다들 아픈데도 씩씩하게 잘 살고 있었다. 이럴 때는 자기위로의 편지가 제격이다.


“사랑하는 혜진아, 아프면 그냥 쉬어.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그냥 쉬자. 누가 뭐라고 눈치 주어도 신경 쓰지 말자. 아픈 널 구박하지 마. 안 죽고 살아 버티는 게 어디니? 먹고 싶은 것은 맘껏 사먹어. 사먹는 게 병원비보다 덜 들어. 피곤하고 입맛 없을 땐 그저 사 먹는 게 장땡이야. 한없이 게을러지자. 괜찮아. 가늘고 길게 살면 돼.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세상에 도움이 돼.”


마음이 힘들거나 몸이 아플 때 마다 누군가를 찾아가 징징거리기 전에 나에게 손편지를 쓰곤 한다. 따뜻하고 힘이 되는 위로의 손편지를 읽으면 힘이 난다. 새로운 에너지를 받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이렇게 나에게 쓰는 손편지는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장식한 예쁜 음식 접시 같다. 포크로 살짝 떠먹으면 맛있는 요리가 내 입 속에 들어가는 행복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오직 나만을 위해 정성을 쏟는 시간,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임혜진체를 사용하여 맞춤 서비스를 해준다. 나를 위한 예쁜 종이와 느낌이 좋은 펜은 항시 나를 위해 대기 중이다. 환한 햇살같은 소통의 통로를 만들자며 나를 기다린다. 나에게 쓰는 손편지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면서 나를 위로해주고 쓰다듬어줄 수 있는 최고의 비밀병기이다. 평범한 일상을 나만의 특별한 행복으로 만들어주는 치유의 마법 “나에게 쓰는 손편지”로 나를 위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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