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외로움이 당충전이 된다.

by nanunna

<외로움이라는 무기>


6. 달달한 외로움이 당충전이 된다.


외롭다면 카페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사람들이 많이 들락날락하는 커피숍일수록 좋다. 혼자 찌그러져 있어도 눈에 띄지 않고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예는 지인이 선물하거나 당첨된 기프티콘을 들고 스벅에 가는 것이다.



커피를 몰랐을 땐 커피를 무슨 맛으로 먹냐 이러면서 살았었다. 커피는 보약과 색이 같다. 둘 다 몸에 좋지만, 보약은 인상을 쓰며 한 번에 원샷하지만 커피는 날름날름 들숨, 날숨까지 먹는다. 커피 향이 기분을 좋게 해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체인점 커피숍보다는 개인이 하는 커피숍을 더 즐긴다. 나중에 커피숍을 차릴 수도 있겠다 싶어 바리스타 1급 자격증까지 따두었다. 혹시나 하면서 자격증을 따놓기도 하는데 대개는 쓸모가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사부작 사부작 거리며 대비를 하는게 외로운 사람들의 무기이기도 하다.


외롭지 않다면 작은 커피숍이 좋긴 하다. 가끔은 주인과 반나절 내내 둘만 같이 있을 때도 있다. 화장실 가는 것도 눈에 띄고 내 행동 일거수일투족이 전부인 세상이다. 사장보다 내가 더 손님을 기다린다. 열리지 않는 출입문을 흘끔흘끔 된다. 나까지 나가면 카페가 텅 빌 텐데 말이다. 카페가 외로워질까 봐 걱정되어 나갈 수가 없다. 남의 사소한 걱정까지 하는 것 또한 외로운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오지랖이다.


그래서 사람 북적북적한 고급스러운 시장 느낌의 스벅을 추천한다. 스벅 특유의 커피 향과 직원부터 손님까지 다른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를 이용해야 한다. 뻘쭘할 필요도 없고 아무 자리나 가방을 던져 놓고 앉으면 된다. 여기서 커피 맛은 논외로 해야 한다. 기프티콘이니까 말이다.


카공족으로 둘러싸여 수다 떨기 민망한 커피숍, 커플들이 많이 오는 커피숍, 작은 커피숍이라 오래 눌러앉기가 민망한 커피숍이 아니라 가족부터, 연인, 지인들, 카공족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다. 올 때마다 아이든 어른이든 음료를 한 번씩은 쏟아준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와 음악 속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오히려 혼자 온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노트북 하나 올려놓고 표정 없는 뒷모습 혹은 옆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사실이다. 각자의 혼자로움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집구석에서 혼자 외롭다고 낑낑대면서 우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커피 향 또한 집중력에 좋다 한다. 책을 펴놓고 읽으면 집중도 잘 되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잘 떠오른다. 이때 외로움은 달달한 외로움이 된다. 사람은 나다운 시간을 만들어야 덜 외롭다. 그 시간은 꼭 혼자여야 한다. 나를 위해 오롯이 몰입하는 시간은 남이 대신해 줄 수 없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은 나 혼자가 해낸다. 세상의 모든 위인들도 그랬다.


고기 맛도 본 놈이 그 맛을 알 듯, 외로워 봤어야 외로운 맛을 안다. 외로울수록 혼자로움의 시간이 달다. 난 그저 혼자로움을 만끽할 장소로 카페가 좋았다. 가끔은 공원의 벤치도 좋고 동네 도서관도 좋아한다. 달달한 외로움으로 당 충전을 하면 조금은 힘이 난다.


여러분의 외로움은 어디서 달달해지나요? 당 충전하고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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