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혼자 떠나보내야 했던 이유
그렇게 나를 한없이 사랑해 주셨던 아빠가 2023년 12월 19일, 77세의 나이로 요양병원에서 조용히, 혼자 눈을 감으셨다.
엄마처럼 마지막 순간, "잘 있으라"는 인사 한마디 없이, 아빠는 멀리 떠나버리셨다.
아빠의 임종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한동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눈물이 터져 나오기보다, 차갑게 얼어붙은 듯 가슴만 먹먹했다.
늘 내가 아빠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마지막은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아빠의 마지막 자리에 나는 없었다.
그 사실이 내 마음을 끝없이 후벼 팠다.
나는 늘 아빠와 내가 각별한 사이라고 믿고 살았다.
그래서 더더욱, 아빠가 그렇게 아무런 말 없이 떠나버린 일이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
아빠는 마지막 순간, 분명 나에게 어떤 식으로든 신호를 줄 거라 믿었다.
손을 한번 움찔하신다든지, 눈을 한 번 마주쳐 주신다든지,
아니면 꿈에라도 나타나서 따뜻하게 안아주실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끝내 아무런 신호도 없었다.
그건 내 착각이었음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이상하게도, 아빠는 단 한 번도 내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더 허전하고, 더 그립다.
꿈에서조차 만날 수 없는 그 부재가 나를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가끔은 생각한다.
아빠가 나를 그렇게 예뻐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내가 아빠에게 살가운 딸이어서였을까?
아니면 늘 아팠던, 그래서 더 신경을 써야 했던 ‘아픈 손가락’이었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른다.
어쩌면 아빠는 이유 없이 그저, 나라는 존재 자체를 사랑하신 건 아닐까.
그러나 그 답을 직접 들을 기회는 영영 사라져 버렸다.
그저 바람이 있다면, 언젠가 아빠가 내 꿈에라도 한 번 찾아와 따뜻하게 웃으며 대답해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