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야말로 소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마치 쏟아져 나오는 상품들을 사지 않으면 손해를 입는 것처럼 무자비하게 소비한다. 유행에 뒤처질까 봐, 남들이 사니까 무지성으로 그냥 사고 보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물건을 사서 쟁이고,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을 또 사고, 점점 쌓여가는 물건에 압도되어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
방의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물건들에 치여 짜증이 솟구치던 날, ‘미니멀라이프’를 결심했다. 내가 직접 지갑을 열어 산 물건들로부터 벗어나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먼저 ‘물건 비우기’가 시작되었다. 물건을 비우는 것의 핵심은 꼭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를 구분하여 없어도 되는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다. 물건을 비우는 일은 고통스러웠지만 재미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소유물들에 대해 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집안 어디에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잘 모르고 살아왔다.
하지만 물건을 비운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다시 물건을 채울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애써 물건을 비워 공간을 확보하고 홀가분해졌는데 무분별한 소비로 헛수고가 되는 것은 다이어트 요요현상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소비를 할 때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나는 물건을 들이는 것에 신중할 필요성을 느낀다. 소비의 주체는 ‘나’이다. 광고에 현혹되고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려 물건을 사고 후회하는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인터넷과 TV 등의 광고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불안해서 혹은 스트레스가 쌓여서 물건을 사는 감정적인 소비를 지양한다. 물건을 사기 위해 검색하고 배송을 손꼽아 기다렸다가 택배상자를 뜯고 나서 금세 들뜬 감정이 식어버리는 경험을 한 적이 많다. 배송이 완료되는 그 시점에 흥분도 가라앉고 심지어 택배를 빨리 뜯어볼 생각도 하지 않고 쌓아놓을 때도 있다.
물건에 집착하는 삶에서도 벗어나고 싶다. 이것저것 물건을 다 사고 싶다가도 죽을 때는 빈손으로 간다는 마음이 들면서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필요도 없는 물건을 사기 위해 소중한 돈과 시간,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후회가 강하게 밀려왔다.
돈이 없다고 불평만 늘어놓기보다는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는지 주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노후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지 말고 제대로 된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금방이라도 터져 나갈 듯한 선반과 서랍장을 보면 알 수 있다. 과소비로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나의 소비습관을 돌아보고 가치 있는 곳에만 소비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돈을 굴려 보겠다는 꿈을 꾸기보다는 절약해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것이다.
미니멀라이프는 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면서 물건을 많이 줄이고 아껴 쓰고 있다. 미니멀라이프는 단순한 절약을 넘어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이다. 꼭 필요한 물건만 소비하면서 경제적인 안정을 추구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미니멀라이프의 꾸준한 실천을 통해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