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만 어른인 남편과 아내를 위한 심리학
일반적으로 결혼을 할 나이라면 성숙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는 어른이지만 심리적,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예가 있다. 이런 성인은 몇 가지 행동 특성을 보인다. 심리학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정서적인 특성을 살펴보면, 충동적으로 반응하고 의존적이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순간적인 분노를 표출하거나 쉽게 짜증을 낸다. 즉, 기분 변화에 따라 행동한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에 따르면, 원초아(id의) 지배가 강한 상태라고 분석할 수 있다. 이들은 작은 실패나 거절에도 과도하게 좌절하거나 상대방을 탓한다. 그래서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부모, 배우자, 친구 등 타인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심리사회학자인 에릭슨의 발달 단계 측면에서 보면 아동기에 형성해야 할 자율성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하고 성인이 된 까닭으로 설명할 수 있다.
둘째, 대인관계 특성은 주로 책임 회피 반응이 많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거나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잦다. 이는 프로이트의 방어기제 중 투사와 합리화의 활용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대방의 입장이나 감정을 고려하지 못하고 자기 욕구 충족을 우선시한다. 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으로 설명하면, 지나칠 정도로 ‘자기중심적 사고(egocentrism)’에서 벗어나지 못해 성숙하지 않은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의사소통에서도 미숙하다. 타인으로부터 비판을 받으면 즉시 방어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반응하여 건설적 대화가 어렵다.
셋째, 생활 및 행동 습관이 종종 유아적 수준에 머물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자신이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에 즉각적 보상을 추구한다. 즉, 눈앞의 즐거움이 될 수 있는 쇼핑이나 게임, 술, 도박 등 쾌락을 우선시하는 행동을 선호한다. 이런 성향은 때때로 직장이나 가정에서 책임감 부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경우 많다. 규칙적인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재정이나 시간 관리 등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는 등 자기통제력 부족이 자주 나타난다.
넷째, 흑백 논리적 사고가 나타나는 인지적 특성이 있다. 상황을 유연하게 보지 못하고 ‘좋거나 나쁘다’ 혹은 ‘내 편/네 편’식의 이분법적 또는 극단적 사고에 머무는 예가 많다. 자신의 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큰 기대를 하거나, 반대로 과도한 열등감에 빠지는 등 비현실적 기대가 높아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지 못하며, 반복적인 실수를 개선하지 않아 성찰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다.
미성숙한 성인을 발달심리학점 관점에서 보면, 대부분 어린 시절 해결하지 않은 발달 과제로 설명한다. 만약, 미성숙한 사람과 결혼했다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남편과 아내 유형으로 살펴보자.
갈등이 생기면 대화를 피하고, 문제 해결을 미루거나 모른 척한다. 예를 들어, 아내가 “집안일 좀 도와줘”라고 하면 “알았어”라고 대답만 하고 끝내 행동하지 않는다. 이는 책임감에 대한 부담을 피하려는 회피적 대처 방식이다.
경제적·정서적 책임을 아내나 부모에게 떠넘기고 스스로 자립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생활비 대부분을 아내에게 부담하도록 하거나 중요한 결정을 부모에게 의존한다. 이는 독립적인 성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아들 같은 위치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쉽게 화내거나 삐진다. 작은 말에도 욱해서 소리를 지르거나 며칠간 말하지 않는 경우가 해당한다. 이는 정서 조절 능력이 부족하고 갈등을 성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방식이다.
아내의 입장보다 자신의 욕구와 편의만 우선시한다. 예를 들어, 아내가 피곤해서 가사 일을 도와 달라고 해도 “오늘 친구들 만나러 가야 하는데”라며 자기 위주로 선택한다. 이는 결혼을 ‘파트너십’보다는 자기만족의 연장선으로 여기는 행태에서 나온다.
경제, 가사, 양육과 같은 가정의 의무를 외면하거나 최소한만 참여한다. 아내가 모든 가사를 맡고 있는데도, 남편은 “나는 돈 벌어오잖아”라고 정당화하기 쉽다. 이는 성인의 역할 자각이 부족하고, 결혼을 생활공동체가 아닌 개인 생활의 연장으로만 이해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미성숙한 남편은 회피형, 의존형, 감정미숙형, 자기중심형, 무책임형 등 5가지다.
첫째, 미성숙함에 끌려가지 말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명히 전달하자. 예를 들면, 집안일을 계속 미루면 “당신이 하지 않으면 나 혼자 다 떠안을 수밖에 없어. 맡기로 한 것은 꼭 해줘야 해.”라고 비난 없이 단호하게 말한다. 이것은 책임을 명확히 나누어 무책임한 태도를 고치도록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
둘째, 감정 대신 구체적 행동과 바람을 전달하자. 예를 들면,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라고 하기보단 “당신이 둘째 숙제를 봐주면 나는 저녁 준비를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어.”처럼. 이것은 방어적 태도 대신 협력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을 높인다.
셋째, 만약, 남편이 성숙하게 행동했다면 즉시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 보자. 예를 들면, 스스로 할 일을 했다면 “먼저 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나는 여유가 생겼어.”라고 말이다. 남편의 미성숙한 행동은 줄고, 성숙한 행동을 강화해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경제적·정서적 안정감을 남편에게 과도하게 기대하고 스스로 독립적으로 서지 못하는 경우가 해당한다. 중요한 결정 대부분은 남편에게 떠넘기고, 작은 일까지 “당신이 정해줘”라고 말한다. 이는 성인으로서 자율성보다 보호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서 나타난다.
불만이나 스트레스를 조절하지 못하고 큰 소리나 눈물, 삐침 등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면, 남편이 늦게 들어오면 그 이유를 듣기도 전에 “나를 전혀 신경 안 쓰는군.”이라며 화를 바로 내기 쉽다. 이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보다 즉각적인 행동으로 드러내는 방식이다.
가정의 필요보다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우선시한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도 명품 구매나 취미활동처럼 본인의 소비를 전혀 줄이지 않는 예가 해당한다. 이는 결혼을 ‘파트너십’보다는 자기만족의 수단으로 보는 경우다.
남편의 작은 실수에도 확대해서 지적하고, 인정이나 칭찬은 거의 하지 않는다.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줘도 “이렇게밖에 못해?”라며 불평을 주로 한다. 이는 불만이나 불안감을 통제 욕구로 표현하는 경우다.
가사, 육아, 재정관리 같은 가정 내 역할을 소홀히 하거나 책임을 남편에게 전가한다. 주로 양육 문제를 남편이나 시댁에 떠넘기고, 본인은 개인 생활에만 집중하고 싶어 한다. 이는 결혼생활을 성숙한 공동 책임 관계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아내와 사는 남편 역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그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감정에 휘말리지 말고 차분히 반응하자. 아내가 감정적으로 폭발하거나 비난할 때 맞받아치지 말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내가 “당신은 왜 나한테 신경 안 써?”라고 감정적으로 말한다면, “당신은 왜 맨날 불평만 해!”라고 맞대응하기보다 “내가 신경 못 쓴 것 같구나. 미안해. 당신이 구체적으로 원하는 걸 말해주면 좋겠어.”라고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다. 그러면 불필요한 감정의 악순환을 막고, 문제를 대화로 풀 수 있는 분위기를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둘째, 명확한 경계와 역할 분담을 해 주자. 의존적이거나 무책임한 태도를 보일 때, 무조건 받아주기보다 역할을 분명히 정리해 주자. 예를 들면, 아내가 가사나 재정을 전적으로 남편에게 떠넘긴다면, “이 부분은 내가 맡을게. 대신 그건 당신이 책임져 주면 좋겠어.”라고 구체적인 분담을 합의할 수 있도록 말해야 한다. 이는 남편이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 아내도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유도하도록 돕는다.
셋째, 아내가 책임감 있게 행동하거나 감정을 차분하게 표현했다면 성숙한 방식으로 인정하고 칭찬해 주자. 예를 들면, “당신이 그렇게 말해주니까 내가 훨씬 이해하기 쉽네. 고마워.”라고 말이다.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해 점차 미성숙한 행동을 줄이고 성숙한 패턴을 늘려갈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현명한 대처는 차분한 반응으로 ‘감정 악순환 차단하기, 경계와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기, 성숙한 행동을 강화해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기’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