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고통이라 생각한다.
내가 아플때
가족이 아플때
막을수 없는 병이 서서히 악화되는 걸
받아들여야할때
인생은 고통이 맞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이혼에 힘들어하는 학생을 볼때
자식을 잃은 부모를 볼때
유전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를 볼때
폐지를 줍는 심부전증 할머니를 볼때
모녀가 열심히 하던 식당이 폐업한 걸 볼때
다 가진자들의 몰락을 볼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고통이건, 기쁨이건
결국엔 무뎌지고
그것조차 일상으로 남게될 것이기에
그래야만 또 다시 살아가갈 수 있기에
사람의 인생은 맹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던져졌고,
의지라는 착각 속에 그렇게 살아나갈 것이기에.
고통을 마주하며 생각한다.
내가 쫓던 것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야할 것들이 무언지를.
무심하게 맑은 하늘을 보며 바래본다.
사색이 감정에만 머무르지 않기를.
해야할 일상과 마음이 쫓는 것이 조화를 이루기를.
고통이 있는 사람에게 웃음이 찾아오기를.
인간이 필멸자임을 각성하고 살 수 있기를.
그럼에도 세대를 이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웃을 수 있기를.
이 모든 것들을 망각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