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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Mar 22. 2022

면접 대비서에는 ‘면접의 정답’이 있을까?

면접관이 풀어놓는 '면접의 속살'-1

 필자에게 서점은 ‘세상을 보는 창(窓)’이다. 서점은 세상의 변화에 아주 민감하다. 진열대에 놓인 책들의 제목만 힐끗 훑어봐도 그때그때 사람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런데 얼마 전 퇴근길에 우연히 들른 서점의 서가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면접 대비서’들이 서가의 한쪽 벽면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취업이 청춘들에게 절실한 문제라는 다.



 <20대의 안쓰러운 도서목록>이라는 기사(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72601032639173001)가 전한 그대로였다.

 도서목록에 하필이면 ‘안쓰러운’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가 무얼까? 20대가 구매한 소위 ‘베스트셀러’에 면접 대비서를 비롯한 취업 관련 도서들이 즐비해서다.


 10여 년 전에만 해도 감성이 풍부한 청춘답게 소설·에세이 등의 비중이 높았다.

 필자도 20대 때는 밤새워 소설을 읽곤 했다. 필이 꽂힌 소설책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하면 동이 터올 때까지 단숨에 독파하고는 뿌듯해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하지만 지금은 20대 베스트셀러의 맨 윗자리를 취업·면접 비서들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출판업계에 몰아친 극심한 불황 탓에 대다수의 책이 단명하는 현실 속에서도 취업·수험서 분야만큼은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자랑한다.


 기사가 전한 대로 안쓰럽기까지 한 20대의 도서목록은 요즘 청춘들이 취업 때문에 얼마나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실감시켜 준다.

 그런데 취업에 목마른 청춘들을 겨냥해 봇물처럼 쏟아지는 면접 대비서들은 저자의 커리어나 활동분야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취업강사나 취업컨설턴트로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들이 쓴 책이다. 책에서 저자들은 하나같이 좋지 않은 스펙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기업에서, 그것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누구나 선망하는 기업들에서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는 사실을 자랑한다.


 그러고 보면 “취업에 성공한 경험이 많다!” 가 저자들에게 최고의 스펙인 셈이다. 그리고 자신의 성공경험을 살려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을 합격으로 이끌었다는 비결을 자랑스레 풀어놓는다.

 자칭 ‘취업 종결자’인 저자들이 귀띔해 준 대로 따라만 하면 합격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식이다. 그래서 면접 대비서나 취업컨설턴트를 고를 때에는 그동안 배출한 합격자 수를 체크해야 한다는 당부를 빠뜨리지 않는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정작 면접관 경험은 아예 없거나 많지 않은 탓인지 면접관들과 시각에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필자가 직접 만난 면접 대비서의 저자나 취업컨설턴트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나같이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왕성하게 취업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이었지만 면접관 경험은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선수 시절의 성공이 감독으로서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 되려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의 실패가 비일비재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성공한 취업준비생은 성공적인 면접 컨설팅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일이든 경험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의 차이는 크다. 물론 면접관 경험 없이 잘 가르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잘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이 다른 것처럼 면접에 합격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려면 ‘뽑힌 경험’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의 면접에서 실제 사람을 ‘뽑아본 경험’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래서일까. 인사전문가, 특히 채용팀장을 비롯해 기업에서 접 채용업무를 경험한 저자들이 쓴 취업·면접 대비서들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채용담당자의 눈에 들어야 취업의 꿈을 이룰 수 있다”라고 말한다.

 채용담당자, 특히 채용팀장은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저자들은 책에서 채용담당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온갖 비법을 전수해준다.


 하지만 언뜻 보면 채용담당자들이 입사 여부를 결정하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것 같지만 실상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

 보통 기업에서 어떤 지원자를 뽑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사람은 채용담당자가 아니라 정보기술(IT)·전략·재무·마케팅·해외영업 등 현업에서 일하는 실무자나 임원급의 관리자로 구성된 실무 면접관들이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입사하면 함께 일하게 될 선배나 상사들을 면접관으로 만나게 된다는 소리다.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이나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가장 잘 검증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채용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블라인드 채용, 수시 채용이 확산되고 ‘직무역량’이 지원자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자리 잡으면서 이들 실무 면접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시 채용은 현업 부서에서 채용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인재를 언제·어떻게 뽑을지를 채용담당자들이 아니라 현업 부서에서 결정한다는 얘기다.  


 면접에서도 현업 부서에서 일하는 실무 면접관의 입김이 셀 수밖에 없다. 신입사원과 함께 일할 사람이 직접 뽑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최근에는 채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면접관’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최종합격자 결정 과정에 채용팀이나 채용담당자가 개입할 여지는 줄어들게 마련이다.



 채용담당자들은 원활하게 채용 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기업에서 채용담당자에게 주로 맡기는 역할은 취업설명회 등을 통해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지원하게 만드는, 즉 모집(Recruiting)과 서류전형이다.

 또 원활하게 면접이 이루어지도록 지원자들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등 면접 과정을 진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면접관이 평가한 결과를 취합해서 합격자를 발표한다.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는 과정을 다음의 ‘깔때기 그림’으로 설명하자면 채용담당자들은 주로 깔때기 윗부분에 해당하는 일을 한다. 즉 기업이 뽑고 싶은 우수한 인재들이 최대한 많이 지원하도록 유도하는, 즉 ‘모집(Attracting Candidate)’을 잘해야 한다.



 다음은 필기시험이나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등을 통해 면접에 오게 할 지원자를 걸러내는 일(Screening)이다. 수많은 지원자 모두를 면접에 부를 수는 없기에 잘 추려내는 것이 채용담당자의 중요한 미션인 셈이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인 면접을 통해 지원자들을 평가해서(Assessing), 최종적으로 깔때기를 통과할 사람을 선택(Selecting)하는 것은 오롯이 면접관의 몫이다.


 만약 그 과정에서 채용담당자가 면접관의 평가 결과를 온전히 반영하지 않고 제멋대로 특정 지원자를 합격(탈락)시킨다면 회사 내부에서 문제가 되거나 자칫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

 간혹 언론에서 '채용 비리'라는 단어를 접하게 된다. 비리(非理)는 "올바른 이치나 도리에서 어그러짐"이라는 뜻이다. 무언가 채용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소리다.


 그런데 채용 비리에 연루된 인사(혹은 채용) 담당자들에게 적용되는 죄명은 무얼까?  ‘업무 방해죄’다. 도대체 누구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일까? 바로 ‘면접관’이다.

 쉽게 말해 인사(채용) 담당자가 면접관이 매긴 점수대로 채용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애기다.



 그래서 요즘 기업들은 채용 비리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필자가 다니는 회사를 예로 들면 면접관이 평가시스템에 접속해서 점수를 입력하고 ‘확정’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모든 평가절차가 종료된다. 이후에는 채용 담당자를 비롯해 어느 누구도 면접관이 매긴 점수에 손을 댈 수 없다.

 그러니 만약 “내 눈에 들어야 (면접에서) 합격한다”라고 주장하는 채용 담당자가 있다면 둘 중에 하나다. 100% 뻔한 거짓말이거나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행동을 한다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흔한 오해와 달리 채용담당자들은 누구를 뽑을지에 대한 결정적인 권한이 없다. 최종 합격의 열쇠는 결국 면접관이 쥐고 있다는 다. 채용팀장을 비롯한 채용담당자들은 면접관이 우수한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물론 채용담당자들을 면접관으로 참여시키는 기업도 있다. 그러나 그들도 면접관의 한 사람일 뿐이다. 채용담당자들이 면접관을 대신해서 합격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면접의 키맨(Key Man)인 면접관의 마음을 알고, 면접관의 관점에서 면접을 바라보고 준비해야 ‘뽑히는 면접’이 가능하지 않을까?


 합격하려면 면접에서 어떻게 하라고 말해주는 ‘취잘알’들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이유’까지 속 시원히 설명해주는 사람은 없다. ‘닥치고 합격’만 있을 뿐이지 ‘왜’가 빠져 있다. 자신들도 모르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많은 취업준비생들을 합격시켰다고 주장하는 채용 컨설턴트도, 오랫동안 채용업무를 담당한 ‘채용의 달인’조차도 합격한 이유는 모른다.


 당사자인 취업준비생들도 마찬가지로 ‘깜깜이’다. 합격한 사람도 왜 합격했는지, 떨어진 사람도 왜 떨어진 것인지 도무지 이유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이 취업준비생을 위해서 작성하는 면접 후기나 합격 수기에도 정작 중요한 ‘이유’라는 알맹이는 빠져 있다. 그저 추측과 짐작만 난무할 뿐이다.


 "나는 이래서 뽑혔다"가 아니라 "이래서 뽑힌 것 같다"일 수밖에 없는 탓이다. 그런 점에서는 성공한 취업준비생에서 컨설턴트로 변신한 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알 수 있는 것은 단지  합격(불합격)이라는 ‘결과’뿐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을 합격시키거나 떨어뜨린 이유는 오직 면접관만이 알고 있다.

 그리고 면접관은 “함께 일하고픈 후배 직원을 뽑는다”는 마음으로 지원자를 평가한다. 지원자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를 진심으로 알고 싶어 한다.

 육상 계주에서 선수들끼리 바통을 주고받듯 청춘을 바친 직장에 자신이 떠난 후에도 오래오래 남아서 회사를 이끌어갈 든든한 후배 직원을 뽑기 위해서다.



 그러려면 우리회사와 지원한 직무에 적합한지, 역량도 사람 됨됨이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면접관도 감정에 이끌리는 보통 사람이다. 사람은 나에게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하는 상대에게 끌린다.

 당연히 면접관은 누군가의 족집게 과외를 받아 완성된 지원자의 ‘영혼 없는 답변이나 ‘틀에 박힌 면접자세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투박하고 어설퍼도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대답 풀어놓는 지원자에게 마음이 간다.


 한마디로 면접관이 보는 시각은 회사 바깥에 있는 취업학원이나 취업컨설턴트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아무리 ‘취잘알’들도  많은 기업과 직무를 훤히 꿰뚫고 면접관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정답을 알려주기란 애당초 불가능하다.

 또 채용하는 직무에서 일해본 적이 없는 채용담당자도 현업에서 일하는 면접관들이 (직무 적합도 측면에서) 어떤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지는 알기 힘들다.


 당연하다. (채용하는) 직무를 모르는데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할 것인가” “그 사람을 어떻게 알아보는가”를 알 수 알겠는가?

 그렇게 보면 취업시장만큼 정보 비대칭성이 심한 곳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온갖 ‘뇌피셜’이나 ‘카더라’가 횡행하는 배경이다.


 따라서 ‘뽑히고 싶은 사람’인 취업준비생들이 면접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누구보다 ‘뽑는 사람’인 면접관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면접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지원자가 결국 취업경쟁에서 승리한다.


  그렇다고 오해 마시라… 면접관 경험이 많은 저자의 책을 사서 읽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세상에 수많은 기업들이 제각각 자신만의 기준으로 원하는 인재를 뽑는데 그걸 하나의 잣대로 재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면접관은 우리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뽑는다. 그 우리가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경험 많은 면접관도 모든 회사에서 통하는 면접의 정답은 알 수 없다. 회사마다 지원자에 대한 평가의 척도가 되는 인재상이나 기업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 지원한 직무에 따라서도 필요로 하는 역량에 차이가 있다.


 심지어 같은 회사, 동일한 직무 내에서도 면접관에 따라 평가의 잣대가 다를 수 있다. 그동안의 조직생활을 통해 쌓은 경력이나 각자가 생각하는 소위 ‘성공방정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즉 쌓이고 쌓인 경험이 만들어낸 자신만의 채점표가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어떤 지원자가 우리회사가 찾는 적합한 인재이고, 미래의 일잘러가 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면접관마다 다를 수 있다.



 만약 면접에 정답이 있다면 면접관 숫자만큼 나올 것이다. “면접의 정답이 무엇인가?”는 백 명의 면접관이 대답한다면 백 개의 답변이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실제 지원자에 대한 평가에서 면접관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일이 왕왕 일어난다. 인재를 뽑는 기준이 면접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혹은 어떻게 해야 합격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건 미스터리의 영역이다. 그러니 아무리 면접관 경험이 풍부한들 그가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100% 맞는다는 보장은? 당연히 없다.


  필자는 지난 2006년 처음 면접관 경험을 했다. 그때부터 매년 면접관으로 채용시즌을 맞이했으니 꽤 오랜 경력을 쌓은 셈이다. 그것도 인턴·신입사원(고졸/대졸) 면접, 1차 면접·최종면접에 꼬박꼬박 불려 갔으니 어림잡아 300회 이상은 면접을 본 듯하다.

 또 인성(역량) 면접·PT면접·토론면접·롤플레잉(Role-Playing) 등 다양한 유형의 면접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면접에서 만난 취업준비생들만 줄잡아 수만 명은 될 듯싶다.


 주변에서 “직업이 면접관”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을 정도다. 그렇다면 필자는 면접의 정답을 알고 있을까? 이렇게 말하는 필자도 솔직히 잘 모른다. 당연히 이 책에 담긴 내용도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다. 어디까지나 필자의 뇌피셜일 뿐이다.

 면접은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는 시험이 아니다. 면접관과 지원자들이 오감(五感)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장(場)이 면접이다. 그런데 어떻게 틀에 박힌 정답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세상 어디에도 책 한 권으로 끝내는 취업의 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취업대비서만이 아니다. 세상을 떠나시기 얼마 전에 출간한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필자가 주목했던 구절은 “책이 페이스북을 못 이기고 철학이 블로그를 못 이기고 클래식 음악이 트로트를 못 이기는 시대”라는 대목이다.

 곱씹을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선생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울림을 주고 떠나셨다. 그런데 선생에게는 ‘페이스북’이겠지만 요즘 청춘들에게는 편의성을 바탕으로 소통과 정보교류의 중요 수단이 된 ‘유튜브’가 아닐까 싶다. 스마트폰 시대에 책을 보는 일은 고전적인 느낌마저 준다.


 동영상에 열광하는 시대! 더더욱 글보다는 영상이 친숙한 세대이기에 취업시장에서도 유튜브가 책을 대체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면접 팁 영상들을 보며 면접을 준비하고 있을 테다. 이어령 선생님도 요즘이라면 “책이 유튜브를 못 이긴다”라고 말씀하셨을지 모른다.


 그야말로 유튜브가 청춘들이 목말라하는 ‘면접 정보의 보고’인 셈이다. 콘텐츠도 저자(운영자)도 취업대비서와 판박이다. 게다가 자극적인 컨텐츠에 유리한 유튜브의 알고리즘 탓에 ‘정답이나 ‘필살기 비법 썸네일로 붙인 동영상들이 차고 넘친다. 그 안에서 ‘취업의 만렙’을 자처하는 전현직 채용(인사) 담당자나 성공한 취업준비생들이 열심히 면접의 정답을 풀어놓는다. 그렇다면 똑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유튜브에는 과연 ‘면접의 정답’이 있을까?


 필자를 포함해서 세상 어느 누구도 면접의 정답은 모른다. 정답이 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면 취업은 더욱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성공취업의 실마리를 푸는 단서라면 제공할 수 있다. 기업은 ‘우수한’ 인재가 아니라 ‘OOO’ 인재를 뽑는다. OOO안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 바로 ‘적합한’이다.

 최근 채용 트렌드의 핵심이자 브런치 칼럼을 통해 취업준비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또한 요즘 기업들이 지원자에게 바라는 최고의 스펙으로 우리회사와 직무, 그리고 ‘나’에 대한 깊고 폭넓은 이해와 치열한 고민을 꼽는 이유다. 

 적합한 인재란 (지원한) 기업이나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은 물론이고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나 조직문화에 부합하는 태도·가치관·행동양식 등 소프트한 역량을 모두 아우르는 인재를 말한다.


  지드래곤의 노래 <삐딱하게>에 나오는 “영원한 건 절대 없어”라는 가사처럼 최근 핫한 AI 면접이나 화상면접 등 채용 방식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계속 변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빨리 바뀐다고 해도 본질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 법이다.

 아무리 최첨단 디지털 세상이 오고 채용 방식이 상상할 수 없이 변하더라도 우리회사와 (채용하는) 직무에 ‘적합한 인재(RightPeople)’ 인가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채용의 근본 원리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취업준비생들도 ‘적합한 인재’라는 관점에서 채용시장을 들여다보면 많은 것이 달리 보일 것이다. 무작정 면접 대비서나 유튜브에서 정답을 구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치열하게 답을 찾아보자.

  지원하는 회사(직무)에 딱 들어맞는 ‘적합한 인재’는 누구일까?”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어떤 역량이나 강점을 갖고 있는가” “앞의 2가지 질문이 매끄럽게 연결되는가?


  만약 이런 질문들에 확신에 찬 답을  수 있다면 드디어 여러분이 그토록 바라던 취업의 정답을 찾은 것이다. 더 이상 면접 대비서나 유튜브에서 정답을 구할 필요가 없을 다.

 취업준비생들은 “취업의 정답을 알려달라”라고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외쳐댄다. 하지만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 인생의 정답은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까.


 필자는 취업의 정답을 묻는 청춘들에게 ‘세상에 없는  가지라는 이야기로 답하고 싶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비밀이 없고, OO 없다. OO 무엇일까? 정답이다. 

  인생의 정답은 ‘파랑새’와 같다. 여기저기를 찾아 헤매지만 결국 정답은 우리 안에 있다. 삶의 한 여정인 취업도 마찬가지다. 취업준비생들도 이제 외부로 향하던 시선을 내부로 돌려야 한다.



 취업의 정답을 알려줄 누군가를 찾아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자신의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정작 우리의 내면은 취업에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미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 눈길이 아직도 바깥을 떠돌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때다. 잊지 말자. 취업의 정답을 말해줄 수 있는 세상에 유일한 사람은? 나 자신이다. 스스로 취업의 길을 찾아낼 수 있는 힘. 우리 안에는 분명 그런 힘이 존재한다. 다만 아직 꺼내 쓰지 않았을 뿐이다.


 물론 ‘타는 목마름처럼 취업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청춘들에게 “나를 돌아보라”는 말이 쉽사리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무슨 말을 듣더라도 당장은 눈앞의 취업만 중요하다고 느끼겠지만 진로는 긴 안목으로 선택해야 한다. 직업생활은 순식간에 승부가 가려지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평생을 함께할 마라톤이기 때문이다.

 성공취업이라는 기나긴 이야기의 진짜 시작은 입사부터다. 그래서 결론은 하나다. 세상 어디에도 취업의 정답은 없다. 당연히 취업의 정답을 알려줄 사람도 없다. 결국 취업의 성공방정식은 나 스스로 풀어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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