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가이드? 세끼가 말이야? 이게 얼만지나 알아?>
2013년 전자책을 발간 할 때 제일 먼저 공항 편에서 소개 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일하면서 가장 기분 나쁜 일중의 하나인데 우리 손님도 아닌 사람한테 무시 아닌 무시를 당하는 경우.
하지만 이번엔 무시 아니 이번엔 욕을 먹은 상황 이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는데..대한 항공이나 아시 아나 같은 경우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상황 이었는데 외국 항공사를 이용 하다보니 외국 항공사 승무원의 영어를 알아 듣지 못한 한 중년의 막무가내 인 사람이 아예 지시 사항을 무시하면서 생기는 문제였는데..
비행기는 사고가 적게 일어 나지만 한 번 나면 큰 인명피해를 보기 때문에 기내 탑승 시 안전 사항에 대한 제재나 지적이 많다. 그것은 곧 안전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으면 비행기는 뜨지 않는다는 의미도 된다. 하지만 안전 보단 본전을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가끔은 비행기 탑승이 원할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엔 정말이지 화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날 출발할 비행기 기내는 모든 안전 사항과 탑승 준비가 되었는지 곧 이륙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앞 문 앞에서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승객과 승무원 사이의 분명히 문제가 있는 듯이 나의 귀를 듣기 싫은 소음이 괴롭히고 있었는데…
평상시엔 남의 일엔 크게 간섭을 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일을 하는 경우에는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해결을 하는게 나의 버릇이었다. 그리고 그 문제가 나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면 더 더욱 해결을 하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었다. 이 상황은 우리 팀의 원할한 출발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게다가 외국인 승무원이 곤란을 겪는 것 같아서 상황에 개입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상황 파악을 하고 조금 멀리서 상황을 지켜 보는데, 중년이 되어 보이는 남자 손님이 승무원의 지시를 무시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데로 행동을 하고 있는게 보였다. 비상구에 앉은 그 사람은 본인의 편리함을 위해서는 본인이 하고 싶은데로 행동을 하는 그런 성격 인듯 했다. 비상구에 앉기 위한 노력과 그 자리에서 가지고 있는 물건을 맘대로 하고 싶은 행동을 동시에 하니 말이다. 요즘 모 항공사에서 비상구 자리를 돈을 받고 판다는 말 때문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내 개인 적인 생각으로는 정말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상구를 보면 절대로 권리는 누리려고 하지만 의무는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말 출발하기 전 사전 좌석 지정제 때문에 본인 스스로가 자리를 잡으라고 말씀을 드리면 무조건 나에게 비상구 자리를 잡아 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말씀을 드리면 많은 분들이 이렇게 대답을 한다.
“0000년 0월 0일 부로 본인 스스로가 비행기 좌석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출발 48시간전(보통 항공사들 기준이 그렇다. 하지만 꼭 48시간이 아닌 항공사들도 있다.)부터 제가 드리는 인터넷 주소로 들어 가셔서 일행 분과 선생님의 자리를 꼭 잡으셔야 합니다. “
“허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다리 수슬을 해서 그러는데, 멀미가 심해서 그러는데”
이런 식으로 우선 본인의 상태를 알릴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을 말을 하면서 꼭 비상구 자리를 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죄송하지만 아프신 분들이나 수술을 한 분들은 절대로 비상구 자리에 앉으면 안된다. 그 자리는 아프신 분들이 편안히 비행을 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승무원을 도와 다른 분들이 탈출을 도와야 하는 자리이다. 다리를 쭈~~~~욱 뻗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자리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다리는 어느 자리나 뻗을 수 있다. 조금 뻗느냐와 쭈~~~~~욱 뻗느냐의 차이가 있는 것 뿐이다. 그래서 비상구의 자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분들 때문에 가끔은 씁쓸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면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제가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인데, 여행은 항상 이 여행사를 통해서만 가는데, 유럽은 이번이 몇 번 째인데,”
빈 깡통이 요란 하다고 했다. 진정으로 여행을 즐기시고 많이 하신 분이라면 대부분 전화 통화를할 때 가장 많이 하시는 얘기는 이거다.
“네, 네, 네”
질문도 크게 없고 네 소리만 하시는 분들이 진정한 여행 고수인 셈이다. 하지만 몇 번 경험을 해보지 않은 분들이 말도 많고 요구사항도 많은 법이다.
아무튼 그렇게 상황을 파악 하고 보니 내가 옆에서 그 승무원을 돕는게 출발을 순조롭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듯 했다. 그래서 승무원에게 살짝 말을 걸게 되었는데…
“무슨 일이신가요?”
“네 저 손님이 기내 규정이 있어서 저 카메라를 선반에 올리거나 옆자리에 놔야 하는데 옆자리엔 다른 승객이 계시니 선반에 올리라고 하는데 자꾸 소리를 지르면서 앞에다가 놓으려고 하네요.”
<이 선반에 미리 올렸더라면 그런 문제는 없었을텐데 얼마나 비싼 카메라라고 ...>
참 지랄 같은 상황이었다. 그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승객의 안전이 우선 되어야 하는데 본인이 가지고 온 카메라가 고가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승객들의 안전이 무시 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그 손님에게 살짝 말을 걸게 되었는데..계속 이 상황이면 출발이 점점 지연되기 때문이었다.
“저 선생님 기내 규정상 카메라는 옆자리에 놓거나 선반에 놓으셔야 한답니다. 그래서 그 카메라를 선반 위에 올려주셔야 비행기가 출발이 가능 할 것 같은데 불편 하시겠지만 카메라를 올려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바닥에다 놓으면 비상 사태시 다른 손님들이 탈출할 때 위험을 초래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주시지 않으면 비행기 출발에 지장을 받을 것 같은데요?”
“뭐라고?”
바로 반말 이었다. 나도 갑자기 혈의 압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엔 길게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바로 짧게 말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그 카메라 올리셔야 한다구요.”
“니가 뭔데 이 카메라를 올리라 마라해?”
“니가? 저 아세요?”
“니가 뭔데 자꾸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야?”
“저 다른 팀 가이드인데요. 지금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고 있으니 얼른 기내 규정에 따라서 카메라를 처리해 주시죠. 지금 비행기 출발 못 하는거 안 보이세요?”
“가이드 세끼가 왜 나한테 와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야? 가이드 주제에. 다른 팀 가이드면 니 팀이나 신경을 쓰지 왜 나를 신경을 쓰고 그래 그렇게 할 일이 없어?”
참을 수 없어 나도 한 마디는 해야 했다.
“할 일은 많은데요. 당신하고 엮인 이 문제는 해결해야 겠네요. 나도 피해는 보기 싫으니까.”
그러고는 나한테 뭐라 말하는 것이 듣기 싫어서 승무원에게 기내 규정을 말하라고 했다. 저런 사람들이 항상 보면 우기기만 우기지 나중엔 꼬리를 내리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승무원이 그럼 저 사람이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하기 시키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니 그렇게 하자고 했다. 얼른 통역을 해야 했다.
“저기요?(내가 제일 싫어 하는 말이다. 사람을 부를 때 쓰는. 일반적으로 나는 손님들께 선생님이라 부르지만 이 사람한테는 정말 선생님이라 부르기가 싫었다.)기내 규정에 따라 이행 하지 않고 계속 고집을 부리면 항공사에서는 당신의 탑승을 거부 할 것이며 5분내로 지시 사항을 이행 하지 않으면 하기 조치를 시작하면서 짐을 뺄 겁니다.”
“뭐 짐을 뺀다고? 니가 뭔데?”
“니가 얘기하는게 아니고 항공사 규정을 얘기하는 겁니다. 나한테 지랄 마시고 항공사가 내리라고 합니다. 얼른 내리 시던지 그 거지 같이 생긴 무거운 카메라 치우시던지 빨리 뭐라도 하시죠. 나도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가기전부터 스트레스 받기 싫으니.”
“뭐라고? 이게 그냥?”
“참 대단하시네. 그래도 할 말이 있으신가 보네”
그때 남자 승무원 들이 그 사람을 끌어 내리라고 하자 그제서야
“알았어 알았어 올릴께 올린다고. 아 씨X 이거 비싼건데 진짜 가기 전부터 짜증나네.”
끝까지 욕을 하며 진상을 부리던 그 사람은 가긴 가야 겠는지 그제서야 꾸역 꾸역 카메라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의 나와 손님들을 태운 비행기는 시작부터 기분 나쁜 채로 유럽 하늘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어짜피 할 거면 진작 할 것이지 왜 꼭 이런 소리를 듣고 하는지 원.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었다.
여행쟁이의 팁 : 안전이 아닌 본전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여행 초반(90년대)에는 어정쩡 하게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젠 규정에 한해서 벌금을 내도록 하거나 이번 상황처럼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있으니 무조건 승무원의 지시 사항을 꼭 이행해야 한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도 볼 수 있는게 비행기 안인데 왜 그렇게 출발 전부터 그 사람은 예민해 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