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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먹다가는 죽을수도 있습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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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은 나에게도 손님들에게도 뭔가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일까?

인센티브 팀들은 괜찮은 장소에서의 쫑 파티를 원하는 경우가 있고 패키지 손님들도 마지막을 잘 보내고 익일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기내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보내는 걸 생각하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꼭 의미를 많이 두기도 하는데..내 입장에서도 무언가를 마무리 하는 느낌도 있고 말이다.

이제 하루 저녁만 남기고 있는 상황에서의 일명 집행부의 요청.


내일이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인데 한국에서 출발 시 찬조금 조로 같이 오신 분들과 함께 하루 저녁을 마무리 파티를 하고자 경비를 지원 받으 신게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현지 사무실에 확인하여 갈 만한 장소가 있는지 섭외를 해 달라고 요청을 해 놓았으나 밤 문화(일명 회식문화)가 거의 없는 유럽에서는 7시가 넘으면 상점이 문을 닫고 일요일과 공휴일은 백화점도 문을 열지 않으며 심지어 크리스마스 에는 커피숖 은 물론 식당 까지 문을 닫는 경우를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다 보니 힘들다는 답변이 왔다.


에매한 답변이 하나 전달 되었다. 정확히 위치는 알 수 없으나 나를 통한 당일 섭외가 가장 현명 하다는 답변이었다. 그래 대놓고 말하자면 다리품 팔아서 직접 섭외 하면 된다는 것이다. 결론은 준비 된건 하나도 없었다. 그러니 직접 부딪히라는 말이었고 나 포함 성인 동양 남자(여기서 이 표현을 쓴 것은 유럽 에선 어디서든 이런 조합은 찾아 보기가 쉽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시선을 받는게 사실 이었다.)15명이 한 꺼 번에 같은 자리에 앉는 다는 건 파티나 연회가 아닌 이상 상상을 할 수 없는 조합 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지막 날 저녁은 다가 오고 있었고 최대한 빨리 호텔 수속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장소를 뒤지기 시작했다. 가능한 곳이 있는지 15명이 한 번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는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 했기 때문이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치맥과 같은 집이나 호프 집이 정말 호텔 근방에선 찾아 보기가 쉽지 않다.) 맥주집이 단체가 들어가는 호텔 주변엔 없기 때문이다.


우선 호텔 직원을 괴롭 히기로 했다. 근방에 우리 인원이 갈 만한 곳이 있겠느냐고 그랬더니 나가서 한 3분 거리에 바가 하나 있는데 15명이 앉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한다. 게다가 그런 장소가 있다고 해도 늦게까지 하는 곳이 많지 않고 우리 정서로 봤을 때 분위기가 무르 익으면 가라고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이것 저것 살필 시간이 없었다. 그냥 몸이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여기저기 알아 볼 여유도 없다. 있다는 곳으로 그냥 무조건 찾아갔다.


분위기는 우리가 파리에 왔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었고 인자한 사장님이 계시는, 직원도 적절하게 포진(?)이 되어있는 우리로 얘기 하자면 현지 로컬 식당 같은 그런 분위기였다.

‘술만 있으면 된다. 어짜피 여기선 안주를 따로 시키지 않아도 되는 곳이기 때문에 장소와 술만 있으면 된다’

는 그런 상황이었다.


이미 일행 들에게는 로비로 모일 때 남은 안주와 소주를 준비하시 라는 고급정보(?)를 드린 후라 15명이 가능한지 만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우리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문안하게 흐르고 있었는데.

한 분 한 분 모일 때마다 정체 불명의 비닐 봉지 인 듯 뭔가를 들고 나오셨고 인솔자의 정보가 있었기 때문에 아예 대놓고 팩 소주를 들고 나오신 분 깻잎과 튜브형 고추장도 간간히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가끔 접한 나로선 가끔 기대가 되는 경우도 있는 상황 이었고 어떤 파격적인 물건이 나오는지도 궁금한 상황이었다. 현지 인들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번데기나 반 건조 오징어만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과 함께. 이런 경우도 이미 공지가 나갔지만 말이다.


일행들이 모두 나오셨고 우리는 3분 거리의 근처 식당으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좀 분위기가 이상하다. 남자들 15명이 한 곳으로 이동을 하는 파리의 모습은 마치 가끔 중국인들이 잔뜩 어딘가로 이동을 할 때 가끔 보았던 그런 모습과 많이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기 때문 이었을까?

시기는 겨울로 넘어가는 늦가을.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옷이 검은색 위주이다. 정말 중국인으로 오해를 해도 될 것 같은 상황.


갑자기 지나간 일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쉽게 할 수 있는 동북아 3국 사람들 구분법.

한 호텔 직원에게 물었다. 혹시 일본인과 중국인 그리고 한국인을 구분할 수 있겠느냐고.

우리는 쉽게 할 수 있는 이 구분은 현지인들은 굉장히 어려워했다. 그래서 장난이 치고 싶었던 나는 호텔 직원에게 쉽게 구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고 했다. 그랬더니 귀가 솔깃해 지면서 얼른 알려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알려 주었더니 직원왈


“에이 말도 안돼”

예상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그러자 장난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정말이야. 자세히 이마를 보면 일본인은 J, 중국인은 C, 한국인은 K 라고 써있다니까. 내가 맞춰 볼까?”

“그래 어디 한 번 맞춰봐”


때마침 그 호텔은 한중일 3국 손님들이 많은 상태 였고 그럼 내가 맞추어 본다고 했다. 사람들이 오기 시작한다. 그 호텔 안내데스크 직원은 체크아웃을 하는 그 손님에게 키를 달락고 요청을 한다. 그러고 나서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는 손님을 보낸다. 방 번호를 확인하면 그 사람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기 때문에 그 직원은 확인을 한 상태였고 나는 바로 그 직원에게 방금 지나간 사람의 국적을 이야기 했다. 그랬더니

“와우 대단한걸. 어떻게 알았지?”


정말 쉬운걸 대단하다고 하는 그 직원이 나는 더 대단했다. 그리고 나서는 바로 얘기했다.

“혹시 방금 이마 못 봤어? C 라고 써있었잖아.”

“정말? 나는 안 보이던데 어 한명 더 온다. 이번엔 자세히 봐야지.”

자세히 본다는 그 친구의 말이 더 재미가 있다.


“일본사람”

손님이 가자마자 말을 했더니 이 친구 마치 나를 대단한 사람인듯 또 쳐다 본다.

“우와. 나는 안 보이던데 어디에 써 있다는 거지?”

그제서야 답을 알려 주었더니 그 친구 알았다는 듯 손뼉을 치며 다시 한 번 해보겠다고 한다.

내가 알려준 방법은 이렇다. 체크아웃 할 시 방키를 받으면서 ‘룸넘버 플리즈’

라고 하면 중국인은 대부분 중국말로 그냥 말을 한다. 일본인 들은 갑자기 하늘을 보면서 방번호를 말하기 위해 머뭇 거리고 한국인은 대부분 영어로 답한다. 그랬더니 본인이 다시 한 번 해본다.

신기하게도 맞출수 있다보니 본인도 이제 대부분 알아 볼수 있단다. 그러면서 동료한테 장난좀 치겠다고 했던 장면이 생각이 났다.

그렇게 우리 일행 15명은 한국인이 아닌 어느 동양인들로 오해를 받으며 식당안으로 들어갔고

미리 셋팅을 준비 했기 때문에 우리 15명은 일사 분란 하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첫 주문인 맥주 20병을 요청 하였다. 여기서부터 이해 할 수 없다는 직원들의 질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5명이 아직 안 왔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좀 전에 15명이라고 예약을 한 것 같은데 주문은 20 병이 맞느냐는 것이다. 여유 있게 시키는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었고 한 사람이 각자 한 병씩 먹는 유럽 문화를 우리는 이해 못해서 발생한 그런 그림 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고 우리의 문화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깔끔하게 20병으로 간단히 시작을 하는 것 인데 이 사람들은 이게 끝인 줄 알았던 것이다. 그렇게 20 병을 시작으로 20병 더 20병더 그렇게 합이 60병이 되었다. 불과 30분 안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런데 유럽 사람들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 사람들의 술먹는 습관은 참 이상한 것이었다. 각자 먹는 유럽의 습관과는 달리 한국인들은 술을 한 사람이 그것도 잔을 각자 주지 않고 15개의 잔을 다 가운데로 몰아 놓고는 맥주를 다같이 동일하게 따르고는 갑자기 무엇인지 모를 물 같은 것을 따르는 것이다.

그랬다. 일명 우리의 소맥 이었다. 그리고는 한 사람 씩 한 잔을 받아 들고는 누군가가 혼자 말을 하는 것 같더니 동시에 똑 같은 목소리를 크게 내고는 15명이 일사 분란하게 손에 든 아니 컵에 든 술을 한 방에 다 먹는 것이다. 그러고는 다같이 박수를 치면서 자리에 않고는 잔을 다시 모은다. 그리고는 방금했던 행동을 똑같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맥주를 따르고 투명한 물을 다시금 붓더니 아까와는 다른 사람이 일어나서 또 혼자 뭐라고 뭐라고 하더니 다같이 한 목소리를 내고는 또 다시 일명 우리의 ‘완샷’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똑 같은 과정으로 한 번 더 잔을 비우고는 또 같이 박 수를 치는 것이었다. 그렇게 유럽 사람들 정확히는 파리의 사람들이 맞을 것이다. 파리의 유명한 장소라면 유럽 사람들 이겠지만 파리의 어느 작은 유명하지 않은 골목 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기서 또 이상한 장면이 그 사람들 눈에 포착이 되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하는 행동이 그 사람들로 하여금 놀라운 상황 이었던 것이다. 첫번 째 잔을 비우고는 박수를 치고 15명의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 무언가를 집어 먹는다. 그렇다 내가 전달을 했던 그 부분이 여기서 나온 것이다.


“나오실 때 남은 술과 안주 거리를 들고 나오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여기서 내가 엄청나게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여행이라 는 것은 그 지역의 역사와 음식 문화를 존중 해 주어야 하는 것인데 마지막 이다 보니 어짜피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여 경솔한 행동을 한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하는 부분이다.


우리들의 술 자리는 계속 되었다. 완샷을 하고 우리가 먹기 시작한 그 것이 또 그들에게는 화재가 된 것이다. 나중에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먹던 바로 그 우리의 중요한 간단 안주.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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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김 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만약에 네덜란드 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총을 처음 보여 주었을 때의 우리나라 사람들의 엄청난 충격과 비슷했을 것이다.

그들의 눈에 비친 우리의 안주 문화


김- 검은종이

껫잎- 낙엽.


그런데 거기서 문제가 발생 하고 만 것이다. 김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현지 사람에게 우리의 일행 한 분이 김을 건넨 것이다. 그런데 그 여인이 거부를 하지 않고 우리가 먹는 것을 보고는 따라서 먹다가 그만 입 천장에 김이 달라 붙어 버린 것이다. 아마도 커플이 저녁 식사를 하러 온 것 같았는데 그 자리에 있던 그 남자 애인은 죽을 것 처럼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 지면서 숨쉬기가 힘들다고 하는 여자친구를 살린다고 포크를 입에 집어 넣고 김을 빼내기 위해서 온갓 시도를 다 하는 것이다. 얼른 우리 일행들이 아니 김을 건넨 분이 가서 그 분을 살리겠다고 온갖 방법을 써서 하려고 하는데 어찌 방법이 없다. 그러는중 다행이도 그 여인은 입 천장에 붙은 김을 스스로 떼어 낼 수 있었고 아마 그 여인은 인생의 최대 고비가 아니었다 싶다.

마치 예능에서 떡을 드시다 운명을 달리하신 모 성우 분처럼 말이다.


그렇게 술을 즐겁게 먹던중 갑자기 우리 팀의 리더격인 회장님이 (인센티브의 특징은 무슨 단체마다 회장과 총무를 뽑아서 일을 진행 시킨다. 아무튼 한국인의 단합력은 대단하다. )나를 불러 한 말씀을 하신다.


“위과장(거의 대부분이 이런 호칭으로 불렸다. 인센티브를 하던 여행사에선)사실 우리가 맥주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현지에 왔으니 분위기 한 번 내 보자고 맥주를 시킨 것인데 지금 한 세잔을 연거푸 마셨더니 배도 부르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하니 다른 것으로 바꿨으면 하는데 혹시 물어 볼 수 있나?”


이미 다른 분들이 그런 상황을 전달 아니 건의를 한 것 같았고 이에 회장님도 아니 대부분이 소주를 좋아 하시다 보니 현지에선 소주를 대놓고 먹기도 그렇고 해서 아마도 양주로 전환을 원한 것 같았다.

그래서

“네 알겠습니다. 그럼 양주로 해서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맥주는 함께 시킬 테니 그렇게도 전달을 한 번 하는게 어떻겠나”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고는 매니저 급인 직원에게 양주 한 병을 주문하기 위해 견적을 문의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매니저가 나에게 오게 되었는데 나는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손님 죄송합니다. 식당이 부모님 대대로 내려오는 60년이 된 곳인데 양주를 아직까지 병으로 팔아 본 적이 없어서 양주 한 병이 정확히 얼마 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술을 그렇게 먹다가는 죽을 수도 있습니다. 양주 같은 술을 한 잔 한잔 씩 마시는 것이지 그렇게 병으로 시키는 경우는 아직까진 없었습니다.”

‘양주를 병으로 팔아본 적이 없다고? 나는 양주를 잔으로 시켜 본적이 없는데…’

엄청난 문화의 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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