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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나야 나

마파두부 덮밥

by 소채

급식소에서 새로운 메뉴를 만든다는 것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듯한 모험이자 도전이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요리인 경우에는 대충 인터넷에 나와있는 레시피를 훑어보고, 뚝딱뚝딱 만들어 보면 된다. 그러다가 혹시라도 맛이 안 나면 다음을 기약하면 된다.


하지만 매끼 천명분의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급식소에서의 '신메뉴'는 그만큼 리스크와 책임감이 공존한다. 9월에 새로 추가된 신메뉴는 '마파두부 덮밥'이다. 개인적으로 두부를 좋아해서 '중식당'에 가면 즐겨 먹는 메뉴이다 보니 부담감이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리방법이 걱정이 되긴 했다.


새로 추가된 신메뉴는
'마파두부 덮밥'이다.


대략적인 레시피와 식재료들은 미리 숙지하고 조리실장의 리딩에 따라 988명이 먹은 마파두부 덮밥을 만들어 냈다. 맛도 비주얼도 그럴싸해 보이고 손님들의 선호도도 꽤 높았지만 왠지 마파두부밥에 들어간 두부의 양이 너무 적었다. 귓가에 하루 종일 프로듀스 101의 '주인공은 나야 나~♪' 노래가 귓가를 맴돈다.




마파두부(, Mapo tofu)는 두부를 주재료로, 두반장을 기본양념으로 하여 고기, 향신채, 전문과 물을 넣어 만든 중화요리이다. 기원을 보면 중국의 4대 요리 중의 한 곳인 사천지역에서 최초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인터넷 나무위키 참조)


마파두부는
두부를 주재료 만든 중화요리


중국식 오리지널 마파두부는 사천요리의 특징인 매콤한 맛이 유지되고 있어 한 숟갈을 입에 넣으면 입이 얼얼해진다고 한다. 마치 요즘 국내에서 유행하는 '마라'의 맛과 비슷하여 일부에서는 '마파두부'라는 용어대신 '마라 두부'라는 메뉴로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최초의 마파두부는 중국 청나라 말기인 1862년, 중국 쓰촨 성(쓰촨 성)의 수도인 청두시라는 설이 유력하다. 진 씨라는 여인이 남편을 잃고 시누이와 작은 식당을 열고 남편의 동료들을 대상으로 두부에 고추, 후추, 쇠고기, 고추기름 등을 섞어 맵고 얼얼한 두부요리를 만들어 팔면서 중국전역으로 퍼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마파두부 소스는 식용유와 고춧가루를 볶아서 고추기름을 만들고 거기에 파와 마늘을 볶아서 향을 내고 고기를 추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늘은 고기의 양이 많다 보니 민찌(돼지고기 간 것, 40kg)를 먼저 볶았다. 거기에 두반장(8kg), 닭육수(8kg)를 넣고 고추기름, 굴소스, 마늘, 생강, 후추와 챱 형태로 배송된 당근(6kg), 양파(5kg), 대파(5kg)를 넣고 볶아주면서 물의 양을 조절한다.


팔팔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미리 만들어 놓은 전분물(3kg)을 잘 섞어서 조금씩 부어준다. 이때 전분물이 뭉치지 않도록 커다란 나무 국자로 원을 그리면서 천천히 섞어준다. 조금씩 걸쭉해지기 시작하면 소스 만들기는 여기서 끝이다. 미리 끓는 물에 플라스틱 용기채로 풍덩 담가놓았던 두부를 꺼내 물을 빼고 바트에 담는다. 두부 위에 하나 가득 소스를 담아내고 양파 후레이크 가루를 뿌려준다.


새로운 메뉴에 대한 손님들의 호응은 리필이 많았던 것으로 봐서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준비해 둔 마파두부는 일찌감치 솔드아웃(sold out)되어서 대체요리 만드느라 분주하긴 했지만 일단 신메뉴는 성공적이다. 다음번 마파두부는 좀 더 두부가 주인공이 되게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명동밥집을 나선다.


두부가 주인공이
되게 만들어야겠다.


[사진] 오늘의 메뉴(마파두부 덮밥, 하가우 딤섬, 짜사이, 들깨미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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