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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정 Feb 01. 2024

'너에게 배운다' - 콥 샐러드

Lemony vinaigrette 드레싱


는 샐러드를 싫어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초록풀떼기에 드레싱을 두른 걸 싫어한다.

그렇다고 초록풀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쌈은 얼마나 좋아하는데.. 쌈은 일주일 내내도 먹을 수 있고, 나물류도 없어서 못 먹는다. 여기선 정말 없어서 못 먹는 중.. 이런 해외살이...


그렇다고 샐러드를 다 싫어하는 건 아니다. 이것저것 많은 재료가 들어가는 이탈리안 샐러드나 콥샐러드는 좋아한다. 초록잎 비율이 절대적으로 적으면 오케이. 샐러드는 잘 사 먹지도, 잘 만들지도 않지만 콥샐러드는 종종 만든다. 이건 맛있으니까. 하지만 굳이 나를 위해서 만 들일이 없다.

아침으론 한식 밥상이나 완탕누들... 머 그런 걸 더 좋아한다.

난 아침부터 고기 먹는 집에서 자랐으니까 ㅎㅎ( 울 엄마 참 배운 사람이지 뭐야 ㅎㅎㅎ)

하지만 우리 집 남자 1호는 상콤한 아침 메뉴를 좋아한다. 물론 이분도 한식 아침을 싫어하는 건 매우 아니다.  

또 차려놓으면 지나치게 제일 많이 먹는 양반. 가리는 게 딱히 없다는 게 더 정확할 거 같다.


콥샐러드라는 게 들어가는 재료가 정해지지 않는 법.

애초의 탄생일화가 식당 마감 후 찾아온 손님에게 그 시간 남아있던 재료를 몽땅 넣어서 새로운 메뉴로 탄생시킨 것이므로 내 맘대로 왕창 넣어준다.

이날도 있는 거 당기는 거 다 넣었다. 심지어 마트에서 추가적으로 재료를 더 사 왔다. 옥수수가 빠지면 섭섭하고 아보카도는 필수. 메인 재료는 불고기였다. 불고기감이 조금 남았기에 소금 후추만 쳐서 담백하게 구워서 잘게 잘라 몽땅 넣어주었다. 맛있게 먹다 보니 한 접시씩 먹고 나서 남자 1호가 하는 말..


"어?! 옥수수!!"


"어머어머!! 웬일이야! 옥수수 빠지면 뭔 맛이야!"



부랴부랴 옥수수캔을 따서 넣었다. 맛있게 다 먹고 치우는데.. 아뿔싸...

아일랜드 식탁에 아보카도가 덩그러니... 아보카노는 메인 아닌가?!!


"어떻게 이걸 빼먹었지?!! 아니 오빤 왜 아까 옥수수만 기억하고 아보카도는 왜 생각 못했어?  

어제 같이 샀으면서.. 내가 젤 바보네... 이거 내손으로 꺼내놓고 이런다 참나.."


억울해서 한탄하는데 서준이가 한마디 한다.


"엄마 지나간걸 어떻게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잖아. 머 뒤로 가서 다시 넣을 거야?

고기가 빠진 것도 아니고 (지극히 본인의 입장ㅋㅋ 그래 너에겐 고기가 젤 중요하지 ㅎ) 이미 지나간 건 잊어버리고 앞으로 나아가 레시피 좀 실수했다고 죽을 거처럼 그러지 마 (뭔 뜻인지 알고 하는 말인 건지..)



맞다. 네 말이 맞아.

지나간걸 어찌하리. 매사에 그렇게 담백하게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아들의 말에 남편과 놀래며 잘 크고 있다, 잘 키우고 있다며 서로를 격려했다.


그래서 그 남은 아보카도는? 그날 오후 보드게임나이트를 하며 과카몰리로 탄생! 나쵸와 함께 싹 다 부수었다!





콥샐러드드레싱 Lemony vinaigrette


레몬즙 2큰술

올리브오일 2큰술

디종머스터드 1/2 작은술

꿀 1/4 작은술

소금 1/4 작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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