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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시 Mar 31. 2024

일상 속 행운 모으기

일상은 클로버 저금통

일드 <중쇄를 찍자!> 중에서

“운을 모으고 있지.” 예전에 보았던 일드 <중쇄를 찍자>에서 한 인물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는 평소 자전거를 잘 세우지 못하는 노인을 도와주고, 잔돈이 생기면 모금함에 넣는 등 늘 상냥하게 도움을 줍니다. 그렇게 마치 저금통에 차곡차곡 동전을 채우듯 좋은 습관을 실천합니다. 그가 말하길, 좋은 일을 하면 운이 쌓인다고 합니다.


갑자기 그 드라마의 인물이 생각난 것은, 최근에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결혼 발표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냐고요? 말하자면 오타니 선수가 화제가 되면서 한동안 잊고 있던 그의 ‘만다라트 계획표’가 떠올랐다는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웃음). 만다라트 표란 오타니 선수가 고등학교 시절 무렵 8구단에서 전부 드래프트 1순위로 발탁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집중할 8가지 카테고리와 그에 따른 총 64가지의 실천 강령을 세운 표입니다. 그가 적은 8가지 카테고리엔 제구, 구위, 변화구 등 야구 기술과 인간성과 멘탈 같은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특이한 점은 바로 ‘운’입니다.


’운‘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적혀 있습니다. 인사하기, 쓰레기 줍기, 물건을 소중히 쓰자, 부실 청소, 책읽기... 언뜻 보면, 대단한 일이라기보다는 자신의 행동거지와 마음가짐을 단정하고 지혜롭게 가다듬기 위한 작은 습관들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귀찮은 일, 마음은 먹지만 좀처럼 잘 안 되는 일들입니다. 그런 것들이 누구에게나 있지요. 노력을 기울인다면 좀 더 좋을 일, 그렇지만 신경 쓰지 않아도 별 일은 벌어지지 않는 일. 그래서 지나치기 쉽지만, 분명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 행동들 말입니다.


‘운’이라는 말은 조금은 추상적이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좋은 행동을 할 수 있는 좋은 상태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라고요. 좋은 선택은, 좋은 행동은 연쇄적인 것이거든요. 예를 들면 이불 정리 같은 것입니다. 사소하지만 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합니다. 미소를 띤 얼굴로 아침의 풍경을 산뜻하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 느낌을 이어서 기분 좋은 행동을 또 할 수 있게 됩니다. 좋은 행동은 또 좋은 기회를 가져오기도 하지요. 나아가 좋은 사람을 부르기도 하고요.


그런 생각이 들자, 평소 지독하게도 실천하기 어려웠던 습관이나 행동들을 ‘운을 모으기 위한 행동’으로 여겨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실천하고 있는 행동 중 하나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것입니다. 그동안에는 어떤 수를 써도 좀처럼 몸에 배지 않았던 행동인데요. 이 작은 행위가 운을 불러온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니 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됩니다. 사무실에서도, 집에서도 물을 꿀꺽꿀꺽 마시며, ‘운이 모이고 있다... 나는 지금 운을 마시고 있다...‘라고 속으로 중얼중얼 되뇝니다. (실제로 12월 경 사주를 보았을 때, 저는 이런 말을 듣기도 했는데요. “늘 옆에 물을 두고 마셔도 웬만한 건 다 좋아질 거야”.)


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빠르게 헤엄친다> 중에서


노력을 기울인다고 생각하면 귀찮은 법이지만, 운을 모은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부푸는 법입니다. 마치 노력이란 어렸을 적 학습지를 풀던 일과 비슷하고, 운 모으기는 칭찬스티커를 하나씩 모았던 일 같다고 할까요. 성인이 된 지금은 일일이 냉장고에 칭찬스티커표를 붙이는 일은 하지 않지만, 가슴속에 거대한 클로버 저금통을 안고 있다고 생각해면 조금 재밌습니다. 그리고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이끌어 줄, 세상을 더 좋은 세상으로 가꾸어 줄 좋은 행동들을 조금씩 해 보는 것입니다.


어릴 적 하곤 했던 마리오 게임이 생각납니다. 마리오가 점프해 머리 위의 블록을 두드리면 코인이 찰랑찰랑 떨어지는 그 게임이요. 일상의 운 모으기란 바로 그러한 게임과 같은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을 경쾌하게. 앞으로 나아가며 클로버를 GET!


그렇게 꾸준히 가면 나는 어디에 도착하게 될까요?



추신. 마지막으로, 첫 문단에서 꺼냈던 그 일드 속 한 대사를 전합니다.

”좋은 일을 하면 운이 쌓인다. 그런 동화 같은 얘기를 계속해서 지키는 이유는 저울을 한쪽으로 기울이고 싶어서다.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운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도록.” <중쇄를 찍자> 중에서.

일드 <중쇄를 찍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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