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로마의 휴일

아말피 해변 드라이브

by 양옙히

좋은 여행에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좋은 도시일 것.

좋은 날씨일 것.

그리고 좋은 동행이 있을 것.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었던 "3대 OOO." 남부 투어에도 당연히 있을 거라 믿었다.

나폴리와 쏘렌토를 지나면 포지타노라는 해안 절벽 마을이 나타나는데, 이곳에 들어가는 도로를 아말피 해안도로라고 한다. 한 잡지에서 죽기 전 꼭 드라이브를 해야 하는 도로로 이 곳을 세 손가락 안에 꼽았다고 해서 조금 들뜬 기분으로 버스 드라이브를 즐겨봤다.


21_1.jpg ▲ 포지타노의 모습

남부 투어처럼 유럽에서는 유료로 당일치기 혹은 1박 혹은 단순 액티비티 형태로 관광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로마 같은 대도시에서는 선택권이 훨씬 넓은데, 내가 고려한 것은 날씨였다. 로마에 머무는 기간 동안 날씨가 쭉 좋았기 때문에 기분 좋게 이탈리아 남부를 즐길 수 있었지만, 만약 비가 왔다면 너무나 아쉬운 광경이었을 것이다.


세비야 호스텔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던 경험을 들려줬던 금희 누나를 만나 함께 해변에서 맥주 한 잔을 하며 광합성을 했다.


21_2.jpg ▲ 포지타노에서 배를 타고 닿은 이름 모를 항구.

남부 투어의 끝은 배였다. 포지타노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이동해 이름 모를 항구에 도착했다. 우리를 태우고 로마로 돌아갈 버스는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단체로 저녁을 먹고 부른 배를 만지며 로마로 향했다.

10시간 넘는 시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온갖 이야기를 해주신 가이드에게 이 자리를 빌려 존경을 표한다.

숙소로 돌아와 밀린 빨래를 하고, 소희 누나와 서윤 누나와 다음날 바티칸시국 투어를 해보기로 했다.



21_3.jpg ▲ 바티칸 투어를 하면 꼭 찍는다는 사진.
21_4.jpg ▲ 바티칸시국의 기념품 샵으로 향하는 계단. 한 소설의 표지에도 사용될 정도로 사진작가들한테 유명하다.

긴 줄을 기다려 바티칸시국에 입장했다. 엄밀히 따지자면, 국경을 넘은 셈이다.

바티칸 투어는 종일 투어와 반일투어가 있는데, 나는 딱히 종교도 없고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서 (국가라고 하지만 사실 대학 정도의 크기에 가까운) 지내기는 지루해 반일투어를 신청했다. 결과적으로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가이드는 바티칸시국의 곳곳을 소개하며 다양한 시각자료를 활용해 귀에 쏙쏙 박히는 이야기를 해줬다.

설명도 좋았지만 두 가지가 뇌리에 박혔는데, 하나는 일본에 초상권이 있어 촬영할 수 없었던 천장화 (천지창조), 그리고 미켈란젤로의 3대 작품으로 꼽히는 피에타상이다.



21_5.jpg ▲ 미켈란젤로의 3대 작품으로 꼽히는 피에타상.

피에타란 이탈리아어로 연민 혹은 자비를 뜻하는데, 성모 마리아가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모습의 그림 혹은 조각상을 말한다. 바티칸시국의 피에타상은 한 관람객이 망치를 휘둘러 파손된 후 방탄유리 상자 안에서 전시되고 있었다.


상은 생각보다 거대했는데,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조각에 임해야 저런 표정을 깎아낼 수 있을까 감탄하게 되었다. 섬세한 예술 속에서 신앙심을 엿보며 계속 피에타상이 맴돌아, 3만 원이나 주고 피에타상 기념품을 사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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