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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옙히 Apr 09. 2021

29 달콤한 비엔나 커피

비포 선라이즈

비엔나는 달콤한 도시였다.

단순히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은 것을 넘어,

문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느껴졌다.

신호등조차 사랑스러운 이 도시를 누가 쓴맛이라고 할까.






커피를 마시고 나오자 거리는 완벽히 어두워졌다.

고개를 돌리자 빈 국립 오페라극장의 화려한 조명을 볼 수 있었다.

왠지 극장 건너편에 있는 건물에서 내려다보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다행히 개방되어 있어 별다른 절차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가슴 정도 높이의 난간에 기대서 극장의 야경을 바라봤다. 제법 괜찮은 장소를 골랐다고 생각했는데 이내 사람들이 몰려들어 사진을 찍었다. 알고 보니 그 자리가 <비포 선라이즈>라는 영화에서 나왔던 명장면의 장소란다. 

▲ 빈 국립 오페라극장의 모습.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여행을 하다가 배고파서 들어갔는데 아무 손님이 없어 조용히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알고 보니 엄청난 맛집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유명했는데, 나만 모르는 기분이었달까. 

머쓱한 마음에 마침 알고 온 마냥 카메라를 들었다.


큰길을 따라 걷는다. 점차 사람들이 많아지더니 꽤 높은 건물이 보이고, 넓은 광장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있었다. 비교적 큰 규모였는데, 어느 정도였냐면 아이스 스케이트 장이 있을 정도였다.

이곳은 빈의 시청 건물로, 평소에도 다양한 행사를 한다고 했다. 


▲ 빈 시청 앞모습.
▲ 빈 시청 앞 크리스마스 마켓 입구.

밤에 사진을 찍느라 삼각대를 설치하고 있었더니,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어떤 사진이 나오는지 구경을 했다. 눈이 까만 청년이 파란 사람들에 둘러싸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사람들이 계속 내게 시선을 흘렸다. 


종교가 없는 나에게는 크리스마스는 그저 마음이 조금 풍성해지는 날이었는데, 어쩌면 그 기분을 크리스마스 전에 느꼈던 하루 같다.


▲ 쇤브룬 궁전의 정원.


다음날 숙소 앞에 있던 벨베데레 궁전을 구경하고 쇤브룬 궁전으로 향했다. 벨베데레 궁전은 클림프의 <키스>라는 작품을 보러 가는 곳이지만, 너무나 긴 줄을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포기했다. 각종 조각상과 잘 다듬어진 정원을 구경하고, 합스부르크 가문의 여름 별장이었던 쇤브룬 궁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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