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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옙히 Apr 27. 2021

38 물의 도시 암스테르담

야간 기행

암스테르담 시민들은 내일 아침에도

자전거를 타고 힘찬 하루를 보낼 것이다.

도시 전체에 가득한 마리화나 냄새 속에서

우리와는 정 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을 보며

놀랍게도 이질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함부르크에서 암스테르담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숙소는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한 정거장 더 가야 했는데, 짐을 풀자마자 곧장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왔다.

한 정거장 차이였지만, 역에서 나는 냄새는 달랐다. 암스테르담에 가본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텐데, 바로 도시 전체에 마리화나 냄새가 진동한다. 네덜란드는 일종의 관용정책으로 특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마약에 대해서는 소유를 인정한다. 다만 1인당 구매량이 정해져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해외에서도 마약을 하면 국내법으로 처벌받으니, 네덜란드를 여행하면서 혹하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


카페와 커피숍으로 구분되며 카페는 일반적으로 한국의 카페와 다르지 않지만, 커피숍에서는 마리화나 쿠키나 담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 커피숍을 포함해 사람들이 일반 담배를 뜯어 마리화나 덩어리를 조금씩 넣고 입담배로 다시 만들어 피워대니, 도시 전체에 냄새가 진동했다.


▲ 성 박물관 건너편의 모습.
▲ 암스테르담 홍등가의 모습.


중앙역에 나와서 정확히 신호등 하나를 건너면, 곧장 나오는 것이 성 박물관이다. castle이 아니라 그 sex가 맞다. 입구부터 다소 민망한 인테리어였는데, 막상 여러 사람들이 해맑게 웃으며 방문하고 있었다. 호기심에 들어갔더니 각종 기구와 도구, 예술 작품 등이 있었다. 실제로 네덜란드 공영방송에서는 나체가 송출되는 것이 법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실로 개방적인 나라다.


성 박물관 건너편은 비교적 큰 폭의 운하인데, 그러다 보니 물에 비치는 건물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라 기념품 가게에서도 이 자리의 모습을 사진으로 팔거나 기념품으로 제작해 팔고 있을 정도였다. 저 건물들의 우측에 작은 골목을 들어가면 곧장 홍등가가 나온다. 네덜란드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성매매가 양지에 있다. 일정 시간 이후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예약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가게 문을 두드리고 '쪽지'를 가게 안 여성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나중에 네덜란드 친구에게 들은 얘기로는, 영업시간이 되면 관광객들은 앞에 지나다닐 수 없고, 사진을 찍게 되면 가드들이 카메라를 운하에 집어던질 수 있으니 근처에 가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 I amsterdam 조형물.


중앙역에서 나와 그대로 남쪽을 향하면 I amsterdam 조형물이 나온다. 도시 이름을 활용한 언어유희인데, 항상 사람이 붐벼 독사진을 찍기 어려운 곳이다. 마침 사람이 없어 열심히 독사진을 찍고 있는데, 암스테르담 경찰들이 신기하게 쳐다보기에 같이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설정을 잘못해 노출값을 굉장히 올려놨는데, 덕분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며 경찰과 함께 30초 동안 같은 자세로 서있어야 했다. 하루 만에 암스테르담의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짧은 야간 기행은 이렇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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