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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옙히 Apr 27. 2021

39 물의 도시 암스테르담

하이네켄 공장

암스테르담 시민들은 내일 아침에도

자전거를 타고 힘찬 하루를 보낼 것이다.

도시 전체에 가득한 마리화나 냄새 속에서

우리와는 정 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을 보며

놀랍게도 이질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새로운 아침엔 수분 가득한 공기를 느꼈다.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 암스테르담 냄새에 코가 곧장 마비되길 바라며 돌아다녔다. 안나의 일기의 실존 장소에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있어 겉에서만 봤다. 사실 세계사나 해외 문학에 약한 편인지라 오기 전에 읽어볼 걸 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특별히 행선지를 정하고 걷지는 않아서 운하 곳곳을 돌아다녔는데, 운하로 만들어진 이 도시에는 온갖 미술품이 운하를 장식하고 있었다. 다양한 예술 작품이 생활과 공존하는 모습은 한국과 조금 다른 방식이었다.


▲ 운하에 있던 예술 작품.


튤립으로 대표되는 네덜란드답게 도시 중앙에는 꽃 시장이 있었다. 꽃과 치즈를 파는 가게들이 운하를 따라 있었고,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꽃들은 자신들의 색을 뽐내고 있었다. 꽃 시장 끝에는 조립식 건물로 된 해산물 가게가 있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비릿한 향을 내뿜는 생선들 중에 청어가 눈에 띄었다. 얼핏 보니 사람들이 청어를 쥐고 이쑤시개로 먹는 것 같던데, 나도 대뜸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한 마리 달라고 했다. 익숙한 손길로 점원은 작은 일회용 접시에 정어를 썰어 올리더니 양파와 피클, 그리고 네덜란드 국기가 그려진 이쑤시개를 꽂아줬다. 해산물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비리더라도 잘 먹을 자신이 있었는데, 헛된 걱정이었다. 정말 맛있었다.


▲ 2유로짜리 청어 간식.

한국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형태의 간식에 한번 놀라고, 그 맛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한번 더 놀랐다.


거리를 계속 걷다 보니 한 사진관 앞을 지났다. 얼핏 가게 안을 보니 주인이 직접 사진을 찍어 판매하고 있는 듯했는데, 한 사진이 계속 눈에 밟혔다. 이중 프레임 기법을 활용해 암스테르담의 상징인 자전거와 운하를 한 번에 보여주는 사진이었는데, 신선한 느낌이었다. 보여줄 것이 많을 때 오히려 덜어내기보다 겹쳐낸다는 그 크리에이티브가 인상 깊었다. 곧장 근처 운하를 뛰어다니며 비슷한 자전거를 찾아 오마주 했다.


▲ 인상적이었던 사진과 나의 오마주.


오늘은 딱 한 군데만 가도 제대로 갔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하이네켄 익스피리언스다. 이곳은 하이네켄 본사 격인 공장인데, 하이네켄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4D나 영상 자료들을 활용해 놀이공원처럼 신나게 보여준다. 3만 원 정도로 꽤나 비싼 입장료를 자랑하지만, 갓 만들어진 하이네켄 생맥주를 즐길 수 있어 암스테르담에 방문한다면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입장할 때 초록색 팔찌를 차는데, 그 팔찌에는 두 개의 토큰이 달려있다. 토큰 하나당 하이네켄 생맥주 한 잔으로 교환할 수 있는데, 2개를 한 번에 쓰면 시중에 팔지 않는, 하이네켄 Extra cold를 맛볼 수 있다. 나는 다다익선이라며 두 잔의 맥주를 마셨는데, 그러지 말아야 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국인들의 말에 의하면 Extra cold의 맛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다음에 가면 다시 방문할지 모르겠지만, 이 날로 돌아간다면 꼭 올바른 선택을 하고 싶다.

▲ 하이네켄 생맥주와 제공된 팔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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