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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Nov 06. 2022

제1열역학법칙과 직장내 생존의 의미

#열역학 1법칙 #에너지 보존 법칙 #운동 에너지 #위치 에너지 #상사

운동에너지, 위치에너지, 열에너지, 빛에너지, 소리에너지, 전기에너지, 화학에너지 등 많은 형태의 에너지들은 갑자기 생기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서로 모습을 바꾸어 나타날 뿐이다. 에너지가 다른 에너지로 전환될 때, 전환 전후의 에너지 총합은 항상 일정하게 보존된다는 것이 바로 '에너지 보존 법칙'이며, 이는 물리학의 기본 법칙이다. - 네이버 지식백과 -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보존 법칙(law of enegry conservation)'이라고 부릅니다. 에너지가 다른 에너지로 전환될 때 전환 전후의 에너지 총합은 항상 일정하게 보존된다는 법칙입니다. 에너지는 형태는 변하더라도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죠. 에너지는 형태만 바뀔 뿐 소멸하거나 새롭게 형성되지 않는 것을 의미입니다.


역학적으로 '에너지(energy)'는 힘을 만들어 물체의 운동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에너지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열에너지, 빛에너지, 소리에너지, 전기에너지, 화학에너지, 운동에너지, 위치에너지 등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이러한 에너지는 상호 변환이 가능합니다. 빛에너지, 즉 태양광 발전은 전기에너지로, 전기에너지는 소리에너지로, 몸의 화학에너지는 운동에너지로 변환이 가능한 것처럼 말입니다.


에너지 보전 법칙에 따르면 빛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변하면 형태만 바뀔 뿐 총량은 같아집니다. 예를 들어, 전기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는 전기난로를 생각해 봅시다. 열에너지로 바뀐 전기에너지는 방을 먼저 덥힌 다음 그 열이 방 밖으로 나가면 재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에너지 보존 법칙의 경우 이렇듯 유출된 에너지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이런 에너지 보전 법칙은 과학에서만 쓰이는 개념이 아니라 사회과학의 다양한 영역에서도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야무기치 슈와 구스노키 겐이 지은 《일을 잘한다는 것》이란 책에서 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조직에서도 통용이 된다고 말하면서 직장 내 상사들이 왜 업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물체를 떨어뜨리면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뀝니다.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를 합치면 그 합은 항상 일정하다는 게 바로 에너지 보전 법칙입니다. 일에 대한 인간의 에너지를 물리 법칙에 적용하면 이렇습니다.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은 운동에너지입니다. 직장 내에서 가장 이런 운동에너지가 높은 직원은 바로 신입사원입니다.


하지만 신입사원도 점차 직급과 직위가 올라갈수록 운동에너지는 위치에너지로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신입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임원 순으로 직위가 올라갈 때마다 운동에너지가 위치에너지로 이동을 하게 됩니다. 직급이 낮을 때 열심히 일을 하던 사람도 직위가 올라갈수록 운동에너지가 점차 위치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일의 동력이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조직의 상층부는 결국 무능한 사람으로 채워지게 된다는 '피터의 법칙(Peter Principle)과도 유사한 개념입니다. 캐나다 태생의 미국 교육학자 로렌스 피터와 레이먼트 헐은 1969년 《피터의 법칙, Peter Principle : Why Things Always Go Wrong?》이란 책에서 "수직적인 계층 조직 내에서는 모든 직원이 경쟁력 없는 직책으로 승진하는 경향이 있으며, 다수의 직책이 그 역할에 맞지 않는 직원들로 채워지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한 직원들이 그와 맞지 않는 직책을 담당하게 된다"라고 말하면서 책 제목처럼 "왜 일은 늘 잘못되어 가는 걸까?"라는 뜻의 의미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피터의 법칙 사례>

            많은 임원이 직원들을 승진시키는 것은, 아마도 충성심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보통 회사에서 가장 오래 일한 직원들을 승진시킨다.          

            많은 경우, 승진이 경영진과 연계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또한 카리스마 있고 외향적이며 심지어 사이코패스적인 사람들이 승진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그들의 카리스마 때문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직장 내 무능한 직원들도 참고 견디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이 원하는 자리까지 저절로 승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겁니다. 혹시 그럴 리는 없겠지만 직장 내에서 일잘러가 아니라 못잘러라는 생각을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피터의 법칙이 그걸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너무 오버했습니다 ㅠㅠ)


운동에너지가 위치에너지로 가장 크게 변한 대상자는 기업의 임원들일 겁니다. 운동에너지가 위치에너지로 흡수되었기 때문입니다. 조직 생태계를 보면 오직 직장 내 생존만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간혹(또는 많이) 관찰됩니다. 지위를 추구하는 것은 경쟁의 원칙에서 볼 때 당연한 일이지만 일을 못하는 사람일수록 에너지 보존 법칙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상태'와 '행동' 사이에서 '상태'만을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사람을 우린 흔히 '살아남기의 달인'이라고 부르죠.


이런 사람에게는 행동도 부족하고, 방향성도 부재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실무자가 관리자가 되는 경우 조직이 무너지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스페셜리스트가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포괄적 업무를 제대로 핸들링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업무 스킬만으로 인정을 받던 시기와 달리 이제는 조직 전체를 관리하고, 팀워크를 형성해 업무 성과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거죠. 그리고 수평조직만 강조하는 리더도 있는데 이는 하급자들을 닦달해서 뭔가를 기대하는 유형입니다. 수평적 조직이란 부서와 협의해서 업무 성과를 내는 조직인데 말이죠.


위계적 조직사회에서는 암묵적으로 설정된 규칙과 방향성을 충실하게 따르기만 하면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팽배합니다. 관료 조직이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되죠. 한마디로 계층성을 중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나이가 들어 직위가 올라가면 업무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결국 위로 올라간다는 말은 조직 내에서 관심과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에너지가 운동(업무)에너지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현상 유지를 위한 위치에너지로 쓰이게 되는 것이죠.


불행히도 아직까지 열역학 제1법칙인 에너지 보존 법칙을 깨뜨릴만한 이론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운동에너지가 위치에너지로 흡수된 생존형 상사에게 뭔가를 기대한다는 것은 에너지 보존 법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간의 교훈 속에 맡겨야 할 겁니다. 상사가 나가거나 다른 부서로 이동할 때까지 말이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상사의 몫까지 운동에너지를 더 열심히 발휘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도 생존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또한 언젠가 자신도 위치에너지로 바뀔 그날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상 생각하기도 피곤한!!! 열역학 제1법칙인 에너지 보존 법칙 이야기를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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