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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Aug 15. 2023

이 것 준비 않고 무작정 퇴직한다면 뼈저리게 후회합니다

퇴직 후 재정관리의 중요성

출처 : 머니투데이 기사 (2023.7.20일 자)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50대 이상 퇴직자들이 퇴직 전에 준비하지 못해 가장 후회하는 것들에 관한 기사를 호기심에 클릭해 보았습니다. 저 또한 50대에 퇴직을 맛봤던 터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죠. 혹시나 제가 알지 못한 내용이 있나 살펴봤더니 역시나 1위가 '재정관리'였습니다. 직장을 다닐 때 퇴직 후의 삶을 대비해 미리 '현금 흐름(cash flow)'을 만들어 놓지 못한 것을 가장 후회한다는 조사 결과였죠. 이 외에 재취업이나 부업 등의 일거리, 인간관계, 취미 및 여가 활동, 건강 등이 미리 못 챙겨 후회한다는 기사 내용이었습니다. 2,860만 명의 직장인들에게 '사회적 죽음' 또는 '사회적 졸업'을 의미하는 퇴직은 인생의 핵심 사건 중 하나입니다. 저도 한 명의 퇴직자로서 '재정관리'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었습니다.


건강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은 것을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전부 잃은 것이다’란 유명한 명언이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건강은 중요성에 비해 행하기가 쉽지 않고 누구든 위험이 닥치기 전까지는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게 건강 관리입니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삶의 영역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재정관리와 건강' 이외의 항목들은 퇴직 후에도 노력을 기울이면 어느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인간관계의 경우 '재직 시절 아무리 공을 들이고 친분을 쌓더라도 '상호성의 원칙'에 의거 주고받을 것이 없는 상황이 도래하면 퇴직과 동시에 썰물처럼 한꺼번에 빠져나간다'라는 관계 속성만 이해하면 큰 스트레스는 받지 않을 겁니다. 주변을 돌아볼 때 오히려 직장을 떠나 새롭게 구축하는 인간관계와 인맥이 평생 동안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취미 및 여가 활동은 퇴직 후 남은 시간을 활용해 각종 사회 모임과의 연결을 시도한다면 삶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취미 활동이 전문가 수준으로 진전될 경우 수익 활동으로도 연결되는 사례가 있는데 저는 단지 부러울 따름입니다.


퇴직 후 재취업은 쉽지 않습니다. 청년기와 마찬가지로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고 그에 걸맞은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일단 몸이 따라주질 않습니다. 직장을 다닐 때 직위와 직책, 경험, 지식과 노하우 등은 오히려 재취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온전히 자신을 새로운 출발선상에 내려놓은 후 사회초년생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한다면 재취업이 훨씬 수월할 겁니다. 눈높이와 기대소득을 낮춘다면 훨씬 더 많은 일자리가 보일 테니깐요. 다만 창업이나 자영업 시장은 신중하게 노크를 해야 합니다. 자칫 얼마 남지 않은 짐보다리마저 빼앗길지도 모르니깐요.


결과적으로 퇴직 후 가장 후회되는 것은 '현금 흐름(flow cash)'일 겁니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직장 밖의 삶은 자신이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일상의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재정관리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직장과 가정이라는 양쪽 기둥 사이 위에 놓인 외줄 위에서 위험한 어름줄타기를 하는 광대처럼 '현상 유지'에도 급급한 직장인들이 죽음처럼 명확한 명제인 퇴직을 대비해 사전에 현금흐름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진심 어린 조언은 존재하지 않은 과녁을 향해 쏘는 화살처럼 공허하게만 들립니다.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삶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 Pixabay


하지만 퇴직 시기는 예상치 못한 시기에 전광석화처럼 날아옵니다. 막상 퇴직이 임박하거나 퇴직과 직면하게 되면 은퇴 후 재정 관리에 대한 걱정보다는 "안 그대로 스트레스가 쌓여 힘들고 지쳤는데 그냥 퇴직이나 하지 뭐. 내가 뭘 못하겠어? 지금 이 정도의 노력으로 다른 일을 한다면 설마 굶어 죽기라도 하겠어."라며 오히려 자기 합리화를 통해 퇴직을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입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무의식적 수준의 자기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동 따로, 생각 따로인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현상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현상도 동반해서 나타나죠.


저 또한 2년 전 희망퇴직을 신청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퇴직 후 먼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퇴직 후 가까운 미래를 상상하며 당분간 쉬면서 그간 미뤄왔던 버킷리스트나 실행에 옮기며 살고 싶다고 짝꿍에게 말했던 것 같습니다. 짝꿍도 제가 업무 스트레스로 힘들어한 것을 이전부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간 수고 많았다. 당분간은 아무 생각 말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주저 말고 하라"며 오히려 저를 응원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었습니다.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물론 한동안 행복했습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제주도 한달살기를 짝꿍과 함께 도전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아름다운 제주의 매력에 푹 빠져 살았던 것 같습니다. 집으로 복귀한 후 집안에 서재를 만들어 글쓰기에만 집중했었습니다.


한편으로 퇴직 후 재정관리 계획도 그럴싸하게 세워 놓아 큰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링 위에 올라 처맞기 전까지는(Eveyone has a plan until get punched in the mouth)"이라는 세계적 복싱 선수인 마이클 타이슨의 명언이 현실화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 모든 자산이 부동산에 몰빵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제가 가진 능력 이상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이외에도 추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토지 등을 구매했었는데 이 모든 것들이 퇴직 후 저의 재정관리에 아킬레스근이 될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죠.


원래 제 퇴직 후 현금 흐름 계획은 현재 살고 있는 대형 평수의 브랜드 아파트를 매도한 후 작은 평수의 아파트로 옮겨 남은 목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고 추가로 저렴한 다가구주택을 구매해 최소한의 수리만 진행해 안정적인 월세를 받을 계획이었죠. 추가적으로 상가에서 나오는 월세, 그리고 2년 후부터 순차적으로 지급되는 세 가지 종류의 연금도 예정되어 있어 그때까지만 근근이 버티면 퇴직 후 평온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 매도가 부동산 폭락기와 맞물려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정관리에 펑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급한 대로 오피스텔, 상가, 아파트, 토지 등 제가 가진 모든 부동산을 시장 매물로 내놓았지만 중개사에게 전화 한 통조차 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다주택자를 겨냥한 종부세 등 세금 폭탄과 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과도한 이자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의 퇴직 후 평온한 일상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현금 흐름이 막히면서 가정경제에 돈맥경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결국 현금 흐름을 만들기 위한 긴급 조치의 일환으로 오피스텔을 급급매로 매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말이죠. 일단 3주택자로서 종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함이었죠. 하지만 아무런 생계 대책 없이 향후 2~3년을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원래 세웠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거래가 재활성화되어야만 하는데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인의 권유와 도움으로 도전한 것이 바로 식당 창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인으로만 살아왔던 제가 그것도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식당 창업을 했으니 잘 될 턱이 없겠지요. 대박은커녕 쪽박이라도 차지 않은 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점점 쪽박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매운 음식들로 구성되어 있어 여름이라는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운영하는 식당만의 브랜드, 맛과 품질, 서비스, 홍보 등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드높은 가치들이 여전히 미완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개선과 향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요즘 저는 자영업자로서 식당 창업을 한 후 많은 인생 경험을 배우고 있습니다. 인생에 공짜는 없다는 것도 포함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경험이 저의 개인 인생사에서 볼 때 직장생활보다 더 큰 획을 긋지 않을까 하는 허황된 생각도 합니다. 인생은 아무도 모르니깐요. 일 년이라는 사이클을 경험한 후 뭔가 제가 생각하는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때까지는 오로지 한 굴만 팔 생각입니다.


출처 : Pixabay, 굴을 파는 미어캣


오늘 제가 이 글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퇴직 이후에 재정관리, 즉 지출의 규모를 감안한 현금흐름을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뼈저리게 후회한다는 것입니다. 퇴직 전에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지출 규모가 크다는 것을 꼭 인지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고정적인 수입이 끊긴 상태에서 퇴직 이전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는 것은 통장 잔고가 비워지는 속도에 가속도까지 붙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 내에 돈맥경화라는 인생의 매운맛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지출 규모가 커진 원인 중 하나는 바로 회사 생활을 하면서 지원받는 각종 복리후생의 중단 영향이었습니다. 회사 법인차량 지원이 중단되면서 개인 차량 구매에 목돈이 들어갔고 세금, 보험, 유류비 등이 지출 항목에 추가되었습니다. 법인카드가 없어지면서 직장 후배나 동료들과의 모임 후 계산은 온전히 제 개인 비용 몫이 되었습니다. 경조사나 학자금도 추가 비용으로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직장을 다닐 때 세후 공제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이 직장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증가되었죠. 실업 상태였는데도 건강보험료의 경우 퇴직 전과 금액 변동이 거의 없이 공단에 문의한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감액은 불가능했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재정적으로 압박한 것은 바로 세금이었습니다. 다주택자를 투기 세력으로 규정해 징벌적 과세를 부과한 정책으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아파트 시세는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공시가격 반영률 인상으로 7, 9월에 각각 나오는 재산세가 큰 폭으로 인상되었고 무엇보다 연말에 나오는 종부세 폭탄은 저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가진 자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부동산 거래가 꽉 막힌 시장 경색 상황과 실업 상태에서 투기 세력으로 지정되어 징벌적 과세를 부과받는 것은 정말 부당한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출규모가 커지자 저는 궁여지책으로 생활비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는데 짝꿍과 잠시 얼굴을 붉혔던 것 같습니다. 불과 이삼십만 원 정도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제 자신이 초라하고 자존심이 구겨지는 순간이었죠.


앞으로 많은 50대 퇴직자들이 저와 같은 이런 시행착오를 경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오랜 기간 직장생활로 심신이 많이 지쳤으니 당분간은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버킷리스트도 실현해야겠지요. 외국 한달 살기, 국내 여행, 취미활동, 친구와의 해후 등을 맘껏 누리면서 오랜만에 여유로운 일상도 만끽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목돈도 수중에 쥐었으니 당분간은 너무 재단 말고 그 기간만이라도 맘껏 쓰는 호사를 누리시길 바랍니다. 누릴 수 있을 때 누리는 게 행복한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을 집에 초대해 공식적으로 퇴직 축하 파티를 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정말 애 많이 쓰셨고 여기까지 온다고 고생 많으셨으니깐요. 저도 퇴직 후 제주도 한달 살기, 그리고 짝꿍의 권유로 가족들을 집에 초대해 퇴직 축하 파티를 열었는데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출처 : Pixabay, 제주도 섭지코지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을 결심한 분들이 계시다면, 근로자 퇴직 평균 연령이 약 50세 전후임을 감안할 때 국민 연금을 받을 때까지 약 15년의 소득 크레바스 기간을 어떻게 무엇을 하면서 버틸 것인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본인의 자산부터 정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금성 자산, 부동산 자산, 부채 등의 자산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리스트로 정리해 우선순위에 의거 과감하게 처분을 해야 합니다. 처분한 돈으로 부채를 청산해야 세금 및 금융 비용 과다 지출에 따른 돈맥경화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살고 있는 집의 규모를 줄인 후 남은 목돈으로 퇴직 후 현금 흐름을 만들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게 배당형 주식이나 채권, 수익형 부동산 등을 선택해서 투자하시면 되겠지요. 무엇보다 중점적으로 제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출 규모를 줄여야 합니다. 필요하면 자동차도 경차로 바꾸고 여행, 골프 등 값비싼 취미 활동도 줄이거나 끊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버림받는 첫 번째 세대로 백세 시대를 살아갈 방법이 묘연합니다.


마지막으로 재취업이나 창업 쪽의 문을 두드리신다면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식당 창업을 해보니 직장생활보다 힘들면 힘들었지 절대 쉬운 게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예 시작을 하지 않았을 건데 매몰비용이 너무 크다 보니 당분간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밑 빠진 독에 물을 계속 채워야 할 것 같습니다. 재취업의 경우 일부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직종이 있으니 여러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아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퇴직 후 뼈저리게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퇴직 후의 현금 흐름을 만들기 위한 도전과 노력을 게을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퇴직 전부터 연금관리, 투자 공부, 재취업, 창업 등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실전으로 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해도 결과적으로 미흡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재정관리입니다. 50대 퇴직자 여러분, 앞으로 펼쳐질 인생 2막의 행복한 여정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Bravo your life!



[MV]슬기로운 감빵생활 OST Part 4 ′Bravo, My Life! - 에릭남′ 뮤직비디오 171206 E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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