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센터에서의 일대일 수업

by 여울

학기 중에는 시간이 정말로 없고 그렇다고 나를 위해서 거금을 쓰기도 쉽지 않았던 필라테스 수업을 우연히 기회가 닿아 받게 되었다. 처음으로 레깅스도 사서 (그전에는 그냥 헐렁한 츄리닝을 입고 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갔다. 솔직히 조금은 자신이 있었다. 그래도 6개월 간 홈필라테스를 한 몸 아닌가!!!


이 정도면 그래도 잘 따라 할 수 있을 거야!!!

이 기대는 와장창 무너졌다. 먼저 비포 사진을 찍었는데 헐렁한 티를 입고 간 내 의도와 상관없이 꽈악 당겨서 몸을 여지없이 그대로 보이게 만들었다. 나의 두툼한 뱃살.... 정말로 늘 임신 3개월 이상 5개월처럼 보이는 배가 맞았다.


이제 하나하나 따라 하는데, 그동안 내가 했던 브릿지 동작은 제대로 된 브릿지 동작이 아니었으며 호흡법도 완전 마음대로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스쿼트가 이렇게 안 힘들고 재미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물론 약간의 근육통은 있었지만 일주일간 제대로 걷지 못하던 그런 무식한 스쿼트는 아니었다. 내 몸의 밸런스가 안 맞는다는 것도 그때 알았고, 정말 속근육이 하나도 없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강사님은 내게 최대한 많은 것을 순서에 맞게 알려주시려고 했는데, 가르쳐 보시다가 속근육이 잡히지 않아 이렇게 운동을 하면 오히려 몸이 다치고 굳어진다고 바로 멈추고 다른 쉬운 운동으로 넘어가신 적도 몇 번 있었다.


좌절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이다. "처음인데 이 정도면 잘하시는 거예요."라는 칭찬을 기대하고 갔다. 그런데 "회원님은 겉근육은 있으신데 속근육이 하나도 없으세요."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자동적으로 드는 건 '그전에 한 나의 6개월은 무엇인가.'라는 한탄이다.


개학이 다가와서 이 수업은 4번으로 그쳤지만 애프터를 찍었을 때 확실히 몸의 균형이 조금 더 맞춰진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침 그해는 전근하는 시기였다. 이로 인해 직장이 멀어지는 사유가 아니었다면 비용적, 시간적 부담을 무릅쓰고 진심으로 이 강사님께 수업을 계속 받고 싶었다.


참. 그때 샀던 레깅스는 XL였다..... 나는 L인 줄 알았는데 1년 뒤 보니 XL였더라.



당시 찍었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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