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하는 데 걸린 시간, 1년

확 달라지긴 쉽지 않아

by 여울

그럼 나를 바꿔 보자. 이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는 실행에 옮기기까지 1년이 걸렸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동네 아줌마들처럼 계단을 오르고 산을 타 볼까? 그런데 한 번 해 보니 정말 너무나 힘들었다. 더운 날씨 퇴근하면서 계단을 올라오는 것은 신발도 복장도 도와주지 않았고 체력도 받쳐주지 않았다. 퇴근 후 뒷산을 가기엔 이미 시간이 늦었다.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했다.


아이들과 손을 잡고 아파트에 있는 운동장을 조금씩 돌아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놀기도 하고 나랑 손을 잡기도 하고 그렇게 20분에서 30분을 걷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북을 보거나 웹소설을 보면서 걷기도 했고 영상을 보거나 강연을 들으면서 걷기도 했고,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걷기도 했다. 친구랑 수다를 떨면서 걸을 때가 제일 재미있고 시간이 빨리 갔다.


친구들, 친한 언니들, 동생들을 이용하는 것 같아 미안했지만 어쨌거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렇게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나니까 2~3kg이 빠져 있었고 꽉 끼던 바지가 살짝 헐렁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 선배님이 바로 알아봐 주시더라.

"선생님! 살 뺐죠???? 혼자서만 날씬해지기 있어요!! 우와 여름 동안 쫙 빠졌네!!"


사람은 참 어렵지만 참 쉽다. 식구들은 못 알아채던 변화를 감지해 준 선배님 덕분에 이젠 조금 더 운동을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발레 학원을 가고 싶었지만 지금 여건상 안 되겠고 홈발레도 선듯 내키지 않았다. 그럼 요가나 필라테스로 해 보자. 예전에 인스타에서 보았던 광고들이 떠올랐다. 무엇을 선택할까 고민했다.


후기 인증 시 전액 환불!!

운동기구 무료 제공!!

이 문구를 내세운 온라인 강의를 결제했다. 결제하고도 미적미적... 앱도 다운 받아야 하고 로그인도 해야 하는데 하기 싫더라... 결제는 쉬웠는데 그다음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귀찮았다. 그냥 밖에 나가서 계속 걸었다. 수다를 떨면서.


그런데 아이들이 옆에서 채근했다. "엄마, 지난번에 운동 결제하지 않았어요? 운동해 봐요."

아이들이 내가 결제한 사실을 알았던 이유는 그 무료 운동기구들이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스파인 코렉터와 써클링, 요가 매트 등등....

아직도 6개월이나 남았는데 천천히 시작해도 되잖아??? 미적이다 아이들의 성화에 또 결제한 돈이 아까운 마음도 들어서 운동을 겨우겨우 그렇게 시작했다. (이 필라테스로 성공을 할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운동장에 나가서 걷기까지 1년이 걸렸다면 그래도 홈필라테스를 시작하기까지는 3주 정도로 조금 많이 빨라졌다. 어떤 다짐을 하기까지 임계점이 있기도 한 것 같다. 차곡차곡 쌓아 올려지기까지 필요한 양이 있다. 어떤 이들은 지금 하지 않으면 나중에도 못한다고 하지만, 일단 생각이라도 해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곧 새해인데 새해의 단골결심들 있지 않은가.

영어 공부, 독서, 다이어트, 미라클 모닝....

늘 생각하지만 실패해서 좌절감을 준다는 이 새해 다짐들.

늘 생각했기 때문에 실제로 할 수 있게 되는 '그 언젠가'가 올 수도 있다고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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