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주변, 그리고 나

by 여울

그렇게 크고 작은 충격들과, 불안함과 불편함이 마음에 조금씩 쌓여갔지만 그대로 두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대로도 크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과 딱히 나의 생활을 바꾸기 쉽지 않다는 마음, 그리고 뭐 어때. 세상에는 다양한 사이즈의 사람들이 존재하는 거야 하는 합리화 등 다양한 기제가 작용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위 사람들이 날씬해지기 시작했다. 광고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닌 가까운 지인들의 변화는 의외로 좀 큰 자극이었다. 막둥이 친구 엄마는 계단을 날마다 오르내리고 뒷산을 세 번씩 타면서 10kg를 뺐다고 했고, 같은 라인 사는 아기 엄마는 계단을 오르면서 15kg을 뺐다고 했다. 그 아기 엄마가 계단을 헉헉 거리고 올라가는 모습은 여름 내내 보았다. 코로나로 나와 같이 살이 쪘던 그 많은 사람들이 서서히 변해가는데 나만 그대로인 듯 보였다.


또 다른 자각의 내 곁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지였다. 직장에는 완전 예쁘고 날씬한 후배와, 정말 예쁘시지만 나보다 체격이 더 좋으신 선배님이 계셨다.


먼저 그 후배는 뭘 입어도 이뻤다!! 키는 나보다 큰데 나보다 훨씬 날씬해서 화이트 프릴 원피스를 입어도 가냘프고 여리게 보였다. (아. 그 후배는 원래 날씬했다. 오랜 지기이기도 하다.) 둘이 같은 과목을 담당해서 같이 다니면 둘 다 모델 같다는 말을 들었지만 마음에는 자격지심이 있었다. 누가 봐도 진짜 모델 같은 사람은 그 후배지 나는 아니니까. 나는 단지 일반인보다 키가 조금 더 클 뿐이다(171.3cm). 하아... 그냥 그렇게 드는 위축된 마음이 있었다. 참 좋아하는 후배이지만 같이 있으면 비교가 되는 것이 뚜렷하니까 가끔 좋은 데서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할 때면 누군가 우리를 비교할까 봐 마음이 쪼그라들곤 했다.


반대로 그 선배와 있을 때는 뭔가 자신감이 드는 것 같았다. 유일하게 나보다 체격이 좋으신 그 선배님은 마음도 넉넉하고 푸근하시고 미모도 있는데 그냥 먹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그 옆에 서면 내가 아주 조금은 여리여리해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나 역시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선배처럼 푸근하고 넉넉하게 보이는 거 아냐? 그리고 거울의 시각이 아닌 제삼자의 객관적인 시간으로 나를 훑었더니 그제사 내가 보였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스스로 깎아내리거나 세우거나 하는 나의 어그러진 모습. 순간 너무 부끄럽고 민망해서 지금도 땅을 파고 싶다. 왜 나는 굳이 나를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까. 서열을 세우는 내 모습이 참 싫었다. 그럼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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