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진심입니다

어느 날 문득 '줄이기'가 내게 다가왔다

by 여울

꽉 찬 삶을 선호한다.

빈틈이 있는 것이 견디기 힘들고 지금도 유의미하게 가득 채우고 싶다.

그런데 문득. 어느 순간 삶이 너무나 꽉 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물론이고 공간과 내 몸까지.

먹는 것도 정말 알차게 잘 채워서 먹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득 찬 나와 내 주변은 어느 순간 압박으로 다가왔고 조금씩 숨을 쉬는 것이 가빠왔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가 다가왔던 어느 날.

공간의 다이어트를 시작해 보았다.

나름 성공적인 듯 보였으나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제자리.


조금 비어가는 듯 싶었던 집안의 구석구석은 다시 꽉 채워졌고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를 돌이켜보고 다시 생각해 보면서 오랫동안 내려놓았던, 시도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다른 방식으로 먼저 접근해 보기로 했다. 사실 그 때는 이것이 대안이라고,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법이라고는 1도 생각하지 않았다. 공간의 미니멀리즘, 시간의 미니멀리즘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내가 마지막으로 접근해 보는 방법이었다. - 실패라고는 하고 싶지 않다. 다양한 시행착오의 과정이라고 여기고 싶다.


이번에는 공간의 다이어트 대신 내 몸의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욕심내지 않았다. 천천히. 조금씩. 적응할 수 있는 만큼만 했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무리해서 작정하고 하는 순간 어쩌면 더 견디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가다 보면 최고 5kg부터 10 kg, 20kg 감량! 이런 문구들이 심심찮게 들어왔다. 그렇게 욕심내지 않았다. 그렇게 목표를 세우고 달리기에는 사실 1kg도 제대로 빼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굶는 다이어트나 다른 보조제를 병행하면서 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 그것이 제일 힘들었다. 이미 여러 일정들로 빼곡하게 채워진 나의 시간에서 어디를 들어내야 하는지가 어려웠는데 타협은 산책으로.

시기는 마침 초여름. 저녁을 먹고 아파트 운동장을 30분에서 1시간 가량 걷는 것으로 시작했다. 혼자서 걸으면 재미없으니 아이들과 걷기도 하고 친구와 통화를 하며 걷기도 하고 좋은 강연을 들으며 걷기도 했다. 그렇게 조금씩 틈을 만들어가면서 1년이 넘게 다이어트에 성공했고 이제 공간과 시간의 미니멀리즘을 함께 만들어가는 단계에 들어왔다.


내 몸의 다이어트와 함께 일어나는 공간과 시간의 다이어트. 이에 대해서 글로 옮겨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수 개월. 드디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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