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 우당탕탕, 또시작? 또, 시작!
방꾸쟁이들은 개인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꿈꾸는 다락방’이다. 사실은 지하에 있지만 이름은 다락방이라고 지었다. 요즘은 또 감성이 중요하니까! 다락방의 벽 한쪽 면에는 ‘꿈 엽서’라는 것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방문한 사람들이 자기 꿈에 대한 내용을 적어 방명록처럼 두고 간 것이다. 멘티인 하율이와 윤이도 다락방에 왔었다. 다락방에 왔던 두 소녀는 ‘가장 높은 곳’에 엽서를 매달아두고 싶어 했다. 알게 모르게 어린 두 소녀의 마음속에는 높이 오르고 싶은 욕망이 자리 잡고 있었던 듯하다. 방꾸쟁이들에게는 그 모습이 괜히 귀여워 보였다.
To. 멘티 하율이와 윤이에게
높은 곳으로 가고 싶은 우리 두 멘티! 항상 높은 곳에 있을 수는 없겠지만, 너희 둘은 언제든 높은 곳으로 올라갈 능력이 있는 사람이야. 물론 올라가는 게 쉽지만은 않을 거야. 높은 곳은 좁은 데다가 오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거든. 그리고 빠른 길로 가자니 너무 험한 경우가 대부분인 듯해. 한 마디로, 경쟁이 심하다는 말이지. 당연히 경쟁에서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을 거야. 오르는 도중에 장애물에 가로막히기도 하고, 넘어지는 날도 있을 거야. 하지만 좌절하더라도 금방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면 좋겠어. 작은 습관이지만 아마도 높은 곳으로 오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야.
올라가면서 이건 좀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 1등이 주목받고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은 맞거든? 그런데 주목받고 기억되는 것만이 가치 있는 삶은 아니라는 거야. 그리고 1등만의 세상도 좋지만, 2등만의 세상도 생각보다 아름답단다! 꼴등의 삶도 물론 아름다고 가치 있어. 그러니까 높이 오르는 건 좋지만, 너무 부담들 갖진 말자고~
아, 참. 그리고 학생 때는 공부, 키 같은 걸로 흔히 사람을 서열화하곤 하거든? 그런데 사회 나와보면 1등 할 수 있는 분야는 많고도 많아. 그냥 각자가 가장 잘하는 게 다를 뿐이야. 그러니 공부 1등도 물론 중요하지만 때로는 너희가 공부 말고 어떤 분야에서 1등을 하고 싶은지도 둘러보았으면 좋겠어. 아마도 공부는 ‘해야 하는 일’일 테고, 1등을 하고 싶은 다른 분야는 ‘하고 싶은 일’이지 않을까?
하나만 더 얘기할게! 이미 학원과 학교에서 많이 경험했겠지만, 삶이라는 건 ‘해야 하는 일’의 연속이거든? 뭐, 숙제나 시험, 출근 같은 거 있잖아. 세상은 “너희들 이거 해야 해!”라고 말하면서 우리에게 쉬지 않고 의무와 책임을 던져줘. 그리고 우린 그것들을 받아내야 하지. 시간이 갈수록 그것들의 무게는 어깨 위에 쌓이게 될 거야. 그리고 언젠가는 그걸 받아내는 게 버거운 날이 올 거고.
그런데 세상이 쉬지 않고 우리에게 무언가를 던진다고 해서 우리도 그걸 쉬지 않고 받아낼 필요는 없더라. 쉽게 말하면, 남들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걸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니더라고. 때로는 어깨 위에 올려둔 무거운 것들, 양손에 쥐고 있는 무거운 것들을 모두 내려놔도 돼. 남들이 쉬지 않고 걷는다고 해서 너희들도 쉬지 않고 걸어야 하는 건 아니야. 누군가는 쉬고 나서야 더 빨리 걸을 수 있고, 쉬지 않으면 병이 나버리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스스로 속도 조절을 했으면 해. 남들이 뭐라고 하던 자기 속도대로 걷고, 자기 속도대로 공부하고, 자기 속도대로 일하면 돼. 너희들 자신은 너희가 가장 잘 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자기 삶을 자기가 주도하는 습관을 가지렴!
아, 그리고 진짜 마지막. 때로는 ‘해야 하는 것’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해봐. 그런 게 꿈이 되고 목표가 되곤 해. 그리고 그 꿈과 목표는 아마도 너희 삶에 있어 원동력이 되어줄 거야. 너희들이 막 신나서 앞으로 뛰어나가게 해준다는 거야~! 그렇게 되면 하율이 윤이가 바라는 미래, 꿈, 높은 곳에도 아마 남들보다 먼저 금방 도착할 수 있을걸?
앞으로 남은 인생,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는 여정을 잘 견뎌내길 바라! 그리고 멀리 있지만 누군가 항상 너희들을 응원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살아가주길 바라. 예닮쌤과 병조쌤이 있잖아~ 언제든지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해주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연락하렴!
나머지 이야기는 편지에 써서 타임캡슐(3년, 5년)에 각각 넣어뒀으니까 궁금하면 그때까지 우리랑 만나야 돼><
From. 방꾸녀 예닮 x 방꾸남 병조
■ 다음 이야기(2025.03.02.일 업로드 예정)
□ Chapter2. 꿈속으로 떠나는 여행, 경기도
"이상한 사람은 맞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 길거리 인터뷰를 시작한 방꾸쟁이들. 거리의 시민들에게 '이상한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을 계속해서 받게 된다. 처음에는 자기들 스스로 '이상한 사람이 아니에요.'라는 믿음을 가졌지만, 곱씹어 생각해 보니 이상한 사람들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함을 인정한 두 사람, 앞으로 어떤 일들을 겪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