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3학년 (1)
초등학교 1학년이 지나고, 2~3학년이 되어서는 근처 세탁소에 엄마와 함께 자주 놀러 갔습니다. 그리고선 집에만 있던 엄마가 점차 밖으로 나가게 되자, 이제는 아빠와 싸우고 나서는 집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두려웠습니다. 엄마가 나가서 영영 들어오지 않을까 봐요. 하지만 아빠와 싸우고 나갔다가 들어오는 일이 반복되고 나서는, "조금 있다가 들어오겠지" 하곤 할 일을 하거나, 아니면 아빠와 같이 밖에 나가서 근처 공원에 앉아있는 엄마를 발견하고 같이 짜장면을 먹고 돌아오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나가셨던 것일까요. 공원 의자에 앉아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매일이 약해지는 인생이라도>를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아쉬움을 느꼈던 점은, 엄마에게 그동안 과거를 물어보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힘들었던 과거에 어땠는지 들여다보고 싶지 않아 했던 것도 같아요. 그냥 묻어두는 게 나은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궁금해요. 어떤 마음이었나요. 자신의 반경이 세탁소, 아니면 근처 공원 밖에 없었기에 정말 집을 벗어나고 싶어도 어딜 가야 할지 모르셨던 걸까요, 아니면 나 때문이었나요?
아,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어릴 적에는 엄마는 무기력하고, 저에게 신경을 써주시지 않았고, 밖을 나가던 사람이었고, 아빠는 저에게는 술에 취해서 욕을 할 때 빼고는 잘해주셨어요. 엄마가 나갔을 때도 괜찮을 거라며 상냥한 얼굴로 불안해하는 저에게 "같이 찾으러 나가볼까?" 하곤 다독여주셨습니다. 그러니 자주 붙어있고, 대화를 나누었던 것은 아빠였기에 그때는 몰랐어요. 무기력하게, 저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게, 밖을 나가게 만든 사람은 아빠였다는 것을요. 그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리고 어쩌면, 당신은 어릴 적의 나를 외롭게 만들었지만, 사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그랬을지도 몰라요. 이제는 물어볼 수 없을 때에 깨달아버리다니, 가족이란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도 쉽게 해결되지 못하는 일들만 가득할까요.
그때는 나를 두고 나갔던 엄마가 종종 미웠습니다. 나는 집을 나가는 것이 두려워서, 나에게 꺼지라고 했을 때도 부엌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는데, 자꾸만 나를 버리려는 것처럼 집을 나가는 당신이 미웠어요. 그런데요, 나가도 다시 돌아왔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나요? 당신에게는 그 공원이 나의 부엌과도 같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