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동안 결핍을 충족시키기 위해 애를 썼던 것 같다.
실은 다 부질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받고 자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난다고 하면, 사랑받고 자라지 못한 이들도 티가 나는지. 사랑받는 건 뭐가 그렇게 어려운 건지, 뭐가 그렇게. 진절머리가 날 것만 같은데.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말들이 길어진다. 결핍을 주제로 쓴 시로 안부를 대체한다.
결핍을 도둑질하는 거야 / 유영
실은 다 부질없고
결핍의 앞에는 애정이라는 꼬리표
사랑받고 싶다는 진실은 독이 되는 거지
애정이 원래 있어야 했었나
충족의 망상
사랑해 달라는 언어는 사랑받지 못하고
영원히 결핍의 행성을 떠도는
나 같은 건
길가에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 속을 뒤져서 야금야금 깨진 사랑을 주워 먹어 탈이 났어
모두가 잠든 밤이라는 착각
안에서 남의 외로움까지
내 것인 양 훔쳐 먹어도
네 앞에선 결핍 없는 모양을 흉내 낼 거야
자신의 그림자를 잘근잘근 밟으며 빛을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우리는 쓸모없이 완벽한
도둑이 되는 꿈을 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