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기가 폐 속 깊이 스며든다.
까대기를 끝내고 나오니 손끝이 얼얼하고,
발바닥은 아스팔트에 붙어버린 듯 무겁다.
그런데도 함께 걷는 사람들이 있기에 발걸음이 이상하게 가볍다.
문이가 먼저 입을 연다.
“와, 오늘은 진짜 죽는 줄 알았다. 파렛트가 왜 이렇게 많아?”
그 말에 성이가 한숨을 길게 내쉰다.
“그러게요. 저거 다 들어올리면서도 계속 ‘언제 끝나나’만 생각했어요.”
수형님은 툭 내뱉듯 말했다.
“그래도 끝났잖아. 끝났으니까 걷고 있는 거지.”
말투는 퉁명했지만, 그 속에 묘한 위안이 있었다.
우리 모두 알고 있었다.
수형님의 한마디는 늘 ‘살아냈다’는 선언 같은 거라는 걸.
기팀장이 웃으며 내 어깨를 친다.
“쌤, 오늘은 뭐 수업 나가시겠네? 어제처럼 기절하진 마시고.”
그 농담에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몸은 피곤했지만, 웃음이 피로를 조금 덜어내는 듯했다.
문이가 불쑥 말했다.
“근데 쌤, 진짜 신기해요. 이렇게 일하다가 낮에는 칠판 앞에 선다니. 전 상상도 못 하겠는데.”
나는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두 개의 삶’이 아니라 ‘하나의 삶’이라 말하고 싶었지만,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저 짧게만 대답했다.
“사람은, 어떻게든 버텨내게 돼 있어.”
그 말에 성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저도요. 솔직히 버티는 거 말고는 답이 없잖아요.”
그 순간, 서로의 눈빛이 교차했다.
다들 말은 짧았지만, 그 안에 담긴 피로와 결의가 묘하게 통했다.
멀리서 버스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각자 갈 길로 흩어질 준비를 한다.
짧은 대화였지만,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든든해진다.
까대기의 무게는 여전히 무겁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어쩐지 나를 가볍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