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원장님의 말

by 영백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 문을 열었을 때, 송원장이 먼저 나를 부른다.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정리하던 손길이 멈추고,

나를 향한 시선이 묘하게 오래 머문다.


“요즘 얼굴이 많이 피곤해 보여. 괜찮아요?”


나는 본능적으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아, 괜찮습니다. 그냥 요즘 수업 준비 때문에 조금….”

송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눈빛을 거두지 않는다.

“알아요. 학생들한테는 티 안 내려고 하는 거 같은데,

내가 보기엔 무리하는 게 느껴져.

선생님은 수업만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오래 버티는 것도 중요하지.”

그 말에 순간 목구멍이 메인다.

나는 대답 대신 짧게 웃으며 서류 한 장을 들고 자리에 앉는다.


밤에 까대기 현장에서 ‘무게’를 버텼듯,

낮의 교실에서도 또 다른 무게를 버티고 있는 내 모습이 겹쳐 보인다.

원장님은 더 묻지 않았다. 다만, 차를 한 잔 내 앞에 내려놓았다.

“따뜻한 거 마셔요. 힘들 땐 억지로라도 쉬는 게 약이야.”

잔을 감싸 쥐자 은은한 향이 퍼진다.

그 따뜻함이 손끝에서, 그리고 마음속에서 조금씩 번져간다.


나는 다시 교무실 창가에 걸린 시계를 본다.

다시 시작될 자습 지도 시간, 또 이어질 질문과 대답들.

원장님의 말이 귓가에 남는다.

“버티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잔을 내려놓으며, 오늘도 버텨내기로 한다.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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