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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써니 Jan 06. 2024

6세같은 7살, 7살 같은 6살

같은 연령이라도 너무 다른  유아들.

안녕하세요.

요즘은 1명이나 2명밖에 낳지 않아서, 내 아이가 잘 자라는 것인가, 아닌가, 정말 궁금하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부모님은 내 아이만 보니까 내 아이에 대한 것은 잘 알고 계시지요. 생후 24개월이 지나면 이제는 조금씩 사회성에 관심을 두시기에 우리 애가 다른 아이와 얼마나 차이(?)나는지 매우 궁금하실거예요.


만4세를 6세, 만5세를 7세라고들 합니다. 이후에는 그냥 6세와 7세로 말씀드릴게요.

저는 참 다행스럽게도,  단일 연령을 맡아 왔답니다. 그것도 6세, 7세 위주로 말이죠. 사실 일반적으로 보았을 때 6세 특징과 7세 특징이 확연히 구분된답니다. 물론 유아의 발달은 전인발달을 기준으로 그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신체발달, 인지발달, 사회정서발달 등 고루 발달해야 그 연령에 성취되었다고 보는 것이죠. 


6세는 자기중심성이 7세보다는 조금 더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양보, 질서, 타협 등이 이뤄지기 힘든 나이죠. 발달단계상 그런 특징을 지니니까 너무 걱정 않으셔도 된답니다. 7세정도가 되면, 같이 놀이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답니다. 같이 놀이하기 위해서 자신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참고 놀이를 하는 것이죠. 그렇다고 성인이 생각하는 많은 손해는 아닙니다. 예를 들면 윷놀이를 하는데, 순서대로 한 번씩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2번 하는 경우가 생기죠. 그러면 자신은 두 번하지 못한다고 생떼를 쓰는 겁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 6세는 두 번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죠. 무조건 1번씩 다 해야 하는 것이예요. 아무리 규칙이라고 말해 줘도 소용이 없고, 화를 조절하지 못해서 상대를 밀치기까지 합니다. 


반면 7세가 되면 게임을 좋아합니다. 술래잡기 놀이를 해도 아슬아슬하게 잡히고, 잡는 것을 즐겨하고 승부내는 놀이를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규칙을 잘 지키면서 하려고 자신도 스스로 노력하죠. 반대로 지키지 않으면 6세와는 달리 규칙에 대해 따지면서 놀이한답니다. 


뭐,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생각이 드실거예요.


그런데, 발달지연이나 발달지체와 같은 모습을 보이면 난감합니다. 유아교육에서는 늦되는 아이도 있다는 관점으로 유아들을 교육하기 때문에 섣불리 장애판정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자폐나 다운증후군처럼 아예 유전적인 결함이 있는 경우에는 생후3개월 이전에 판정을 받고 조기교육에 들어갑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15조 1항에서는 특수교육대상자의 선정에 대해 언급하고 있죠.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적장애, 지체장애, 정서ㆍ행동장애, 자폐성장애(이와 관련된 장애를 포함), 의사소통장애, 학습장애, 건강장애, 발달지체, 그 밖에 두 가지 이상의 장애가 있는 경우 등으로 모두 11가지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 10조에서는 특수대상 선정기준을 별표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그 중 발달지체를 보이는 특수교육대상자는 '신체, 인지, 의사소통, 사회정서, 적응행동 중 하나 이상의 발달이 또래에 비하여 현저하게 지체되어 특별한 교육적 조치가 필요한 영아 및 9세 미만의 아동'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7세인데, 6세와 같은 특징을 많이 보인다면 아마 교사가 선별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를 했을 것입니다. 교사가 그런 권유를 할 때는 무조건 해 보는것이 좋답니다. 검사는 모두 무료니까요. 조기개입을 하여 적절한 교육을 받는다면 호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영유아기에 매우 높기 때문이거든요. 특수대상자가 되면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대상자가 되어 나라의 지원을 받을 수 있거든요. 물론 따로 센터에 다니시고, 돈도 많이 들어가고 부모님이 더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셔야 하긴 합니다. 


낙인효과가 두려워 검사받기를 꺼려하시는 부모님들이 가장 안타깝더라고요. 교사도 왠만하면 권유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심각하지 않을 경우에는 비장애유아와 충분히 함께 생활할 수 있다고 보니까요. 게다가 그런 말은 아주아주 조심스럽고, 교사도 자체회의를 거쳐서 부모에게 알려야겠다고 확신하는 경우에만 그런 이야기를 전하니까요.



이번에는 7살같은 6살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이런 경우는 거의 둘째, 아니면 셋째입니다. 이해력도 빠르고요. 친구와도 잘 지냅니다. 경쟁심이 강한 편이어서 항상 적극적입니다. 특히 교사의 사랑을 갈구하는 나머지, 모범생이거나 관심받으려고 돌출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많지요. 


눈치(?)도 정말 빨라서 상대의 기분과 상황을 기가 막히게 캐치한답니다. 친구를 기분 좋게 하게도 잘 하고, 화나게도 잘 하고요. 거짓말도 잘 하죠. 제가 앞에서 뻔히 보고 있었는데도, 자신이 안 그랬다고 우기는 아이들도 있답니다. 6세의 그냥 막무가내로 우기는 것과 다른, 뭔가 알고 있으면서 우긴다고 할까요? 


빠른 아이들일수록 나쁜 것도 잘 배운답니다. 특히 초등 형아가 있는 경우 욕 하는 것을 그대로 모방해 말하거나 이상한 말을 주워 듣고 와서 그대로 친구들에게 말하는 경우죠. 뭔가 빠른 것 같지만, 그래도 6살의 느낌이 남아 있답니다. 




장황하게 이야기해보았는데요.

빠른 6살이든 느린 7살이든, 어찌 되었든 장단점이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아이가 너무 느린 것 아닌가 걱정하시는 부모님도 있으시고,

아이가 정말 빠른 것 같아서 천재일까 기뻐하시는 부모님도 있으신데요.

인생 마라톤이잖아요.

지금 빨리 가든, 느리게 가든 나중에 비슷해진답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 마세요.

아이는 부모의 그림자를 보고 자라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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