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된 딸에게 쓰는 편지
TO. 내 사랑 령이
네가 세상에 처음 나와 이 아빠에게 지금의 중요한 존재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단다.
점점 네가 아빠의 인생에 전부가 되어가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고 좋기도 했고 행복하기도 했어.
이 글을 읽는 너에게 아빠가 어떤 존재일지 굉장히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저 좋은 기억, 좋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네.
우리 사이가 내 예상처럼 틀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아빠가 잘해야지 틀어지지 않겠지만.
우리 령이 5,6살 그리고 7살 이 3년 동안 온전히 아빠가 네 옆에 있었던 게 아빠 인생에 손꼽아 가장 뿌듯하고 좋은 행복한 기억이었단다.
남자들이 흔히 겪지 못하는 육아에 대한 부분을 겪고 거기에서 고민해 보고 행복한 경험을 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
이런 순간을 선물해 줘서 너무 고마워.
세상에는 돈으로 사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는 게 맞아. 돈은 물론 늘 많을 수는 없지만 때만 잘 맞는다면 들어오는 것도 맞는 거 같아. 하지만 그전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걸 갖는 법을 네가 꼭 알고 연습했으면 좋겠어.
그걸 알지 못하면 외로운 길을 걷게 될 거야. 그리고 주변에 가짜들이 많을 것이고 그걸 깨달으면 슬플 거야.
아빠는 우리 령이가 그런 걸 겪지 않기를 바라.
사랑에는 여러 가지의 사랑이 있는데 아빠는 운이 좋게 부모로서 자식에 대한 사랑을 겪어 보았어.
우리 령이가 선물같이 엄마 아빠에게 와주었고 내가 생각하고 꿈꾸던 사랑을 너에게 주었단다.
운이 너무 좋았어. 령이라는 아이가 아빠에게 와주었고 내가 너에게 사랑을 주었을 때 넌 그걸 아주 잘 받았고 반대로 나에게 조건 없이 사랑을 마구마구 주었지.
아빠는 거기에 눈물을 몇 번이나 흘렸단다. 아빠가 겪어 보지 못한 사랑이었고 아빠에게 어쩌면 과분한 사랑이었던 거 같은데 너는 아낌없이 이 아빠를 사랑해 주었어.
너무 고마워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계속 사랑할게.
엄마 아빠는 네가 그랬던 거처럼 네가 어떤 아이이든 상관없이 그냥 너이기 때문에 사랑한단다.
성인이 돼서 힘든 삶을 살다가 너무 지지치고 힘들면 엄마 아빠에게 금세 돌아와도 돼.
항상 기다리고 반겨줄게
우리 령으로 인해 아빠의 정신적 성숙도가 높아졌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다른 차원의 기쁨을 맛보게 한 것에 대해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고 겪어본 게 정말 행운이었다.
우리 영이에게 도 아빠가 겪은 좋았던 일들을 많이 겪었으면 좋겠고 아빠가 느꼈던 벅찬 감동들을 똑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아빠의 작은 소원이야.
항상 건강하고 사랑하고 인생 즐기면서 살아가렴.
사랑해 령이
From. 아빠
긴 10편의 글을 봐주신 독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람의 삶이 대부분 비슷하게 흘러가며 자식을 키우는 엄마, 아빠의 마음도 다 비슷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식을 키우는데 잘 키우고 싶은 욕심도 있어 이것저것 고민해 보지만 제일 좋은 건 부모의 따듯한 무관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켜보고 뒤에서 소리 없이 보호해주며 본인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실수도 하고 성공도 하며 살아가는 게 단단한 아이를 만드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네요.
부모의 관심은 아이를 빠르게 성장시킬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멀리 내다본다면 그것은 아이에게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틀, 세상에 틀에 가둬 놓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의 가정도 따듯하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빌고 아이들도 모두 따듯한 마음을 품은 멋진 아이들로 커가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