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호주, 다시 사이판

다음 여행을 계획하다.

by 다정한

캐나다 2년 살이를 꿈꾸던 우리는 1년에 1국 1개월 살이로 타협점을 찾았다. 올해는 필리핀 가족 캠프를 가고자 했다. 치안이 좋지 못한 곳에서 어학원에만 있으려고 하니 이것은 우리가 꿈꾸는 여행과는 거리가 멀 것 같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가족회의를 가졌다. 필리핀을 생각했으나 다른 선택지를 찾는 중에 네 곳이 나왔으니 함께 선택을 하자. 먼저 호주, 어학원이 아닌 생활 속에서 영어를 익히기엔 호주가 더 좋을 것 같다. 다음은 유럽, 따듯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는 어떨까? 미루고 미룬 유럽을 드디어 가는 거다. 베트남도 우리 가족은 아직 못 가봤으니 선택지에 넣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냥 필리핀으로 갈 수도 있지.


"엄마, 나는 코알라 때문에 호주 가고 싶어. 유럽도 가고 싶긴 한데."

"나는 유럽 가고 싶은데 북유럽은 많이 춥나? 그럼 베트남, 마음 편하게 쓰고 싶어."


아들의 말에 '역시 너는 나의 아들, 선택이 참 고급지다. 엄마 마음과 같아.' 라며 쓱 웃어본다. 남편은 자전거로 북유럽 투어를 꿈꾸는 남자다. 겨울에 유럽은 뭔가 아쉽다. 한편, 그동안 했던 동남아 여행이 편안했던 모양이다. 남편은 마음 편하게, 여유롭게 베트남에서 한 달을 보내면 어떻겠냐고 제한하였다. 어, 찾아보니 베트남에 영어 캠프를 진행하는 어학원도 꽤 있다. 그러나 영어를 일상으로 쓰지는 않아서 아쉽다. 답정녀(얼추 답을 정해 놓았던) 엄마는 호주로 결정을 내렸다.


시드니로 들어가서 멜버른으로 나오는 일정이다. 처음에는 뉴질랜드도 고려했으나 이제는 국경을 넘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문제는 항공권료가 점점 올라가는 것이다. 겨울은 극성수기란다. 셋이 가려면 450만 원만 항공료로 써야 한다. 슬슬 본전 생각이 난다. 우리는 성수기에 가지 않아도 된다. 여름에 가서 좀 선선한 호주를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기에. 항공료 때문에 주저주저하던 차에 사이판이 다가왔다. 엄마는 갑자기 마음을 바꾼다.


영어권이면서 스쿨링을 할 수 있는 사이판, 완벽하지 아니할까? 폭풍 검색을 하고 있다. 이 좋은 곳이 왜 인기가 없을까? 아시아나도 직항을 폐지하고 하얏트호텔도 철수한단다. 사람들이 점점 사이판을 찾지 않는 시점에 가는 것이 이득이 아닌가? 작아서 흥미를 잃었나? 그동안의 쓰나미가 흥미를 잃게 했나? 안전만 하다면 쇼핑몰은 필요 없는데...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아러다 우리 베트남?


여행은 계획부터가 시작이다. 나라가 결정되어야 항공권을 구입할 텐데... 가고 싶은 나라는 많고, 그중에서도 아이의 영어학습에 도움이 되면서도 보다 나은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을 정하지 못했다. 아니, 호주가 물망에 떠올랐는데 항공권 때문에 고민이라니... 그러고 보니 사이판도 너무 매력적이지 아니한가! 훗, 행복한 고민이다. 누가 딱 정해주면 좋겠는데.


필리핀? 호주? 사이판? 베트남?


매번 한 나라를 떠올리곤 했는데... 점점 욕심이 많아지나? 선택이 쉽지 않다. 여행 책을 잔뜩 빌려 읽어본다. 마음은 이미 구름 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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