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민은 늘 서울을 동경한다. 최근 포항에 살던 나의 친구는 서울로 이사를 했다.
"살아보고 싶어서 왔어."
남편과 뜻을 모아 중3, 초5 아들과 함께 상경을 했단다. 인생은 짧다. 곧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살자는 결론에 도달했단다. 늘 멋진 너.
살아보고 싶으나 선뜻 그러지 못하는 나는 서울 여행으로 그 마음을 대신한다.
아들과 서울을 많이도 갔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예술의 전당이다. 두 번 이상은 가서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는 경복궁, 창덕궁 후원, 롯데타워 등이 있다. 알사탕, 장화 신은 고양이, 정글북 공연도 참 많이 보았다. 조금 기다리니 우리 지역으로 투어공연도 오더라는. 그럼에도 서울에서 보는 맛이 있다.
여름방학 때, 친구가 1박 2일 서울에 머물면 이틀 내내 방문했다고 하는 곳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단다. 서울 여행을 계획할 때, 한 번은 넣는 곳이 아닐까? 나의 경우 전시보다는 공연을 위해 여러 번 방문을 했더랬다.
1) 특별전, 공연, 기념품점
상설전시 말고 특별전이 열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집트 보물전을 한다고 하면 꼭 가서 보고 싶어 진다. 또 극장 융에서 하는 공연도 정평이 나있다. 조기 예매 시 할인율이 크기 때문에 미리 예매하고 기다리기도 한다. 박물관에 가서 유물 보다 기념품에 관심 많은 아들. 우리는 기념품 샵에서 마치 특별전을 감상하는 듯 눈을 반짝이곤 한다. 요즘 기념품을 사려고 줄도 선다지.
2) 판타지아
오페레타는 가벼운 음악극(音樂劇)의 하나다. 쉽게 말해 오페라와 뮤지컬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장르이다. 2019년에 융극장에서 하는 판타지아의 소문이 자자해서 갔더랬다. 무래 아래에 지휘자님이 보이고, 라이브 음악이 울려 퍼질 때부터 잘 왔다 싶었다. 올해 초에 시리즈가 나왔다고 하는데... 다음 기회에 또 가야겠다. 그 후에도 여러 공연을 보았으나 역시 첫 경험보다는 못했다.
3) 한국사 체험
아이와 손을 잡고 박물관을 걷다 보면 삼삼오오 어린이 무리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저 무리에 우리 아이도 보내면 유물을 보는 눈이 달라지지 않을까? 물론 마음 깊은 곳, 엄마만의 시간도 보낼 요량이었다. 온라인을 통해 신청을 했다. 일단 처음이니 삼국시대로 말이다. 아이는 2시간 내내 박물관을 돌며 삼국시대 학습지에 필기를 해왔다.
4) 한글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도 이틀을 보는 친구네가 있다면 하루에 한글박물관까지 가는 우리도 있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한글박물관도 아니 갈 수 없지. 어린이박물관은 예매를 하지 않고서는 좀처럼 갈 수 없기에 이런 차선책을 쓰기도 하는 것이다. 국립박물관의 웅장함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한글에 대해 알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좋으다.
여행을 가기 위해 늘 계획하는 J형 인간은 구글맵을 자주 본다. 국립중앙박물관을 가려는데 인근에 뭐가 있지? 어라, 전쟁기념관이 이렇게 지척에 있다고? 그럼 가야지. 더 가까운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안 갔느냐? 당연히 갔다. 전쟁기념관은 생각 보다 규모가 대단했다. 아들이 좋아라 하는 탱크, 비행기가 야외에도 실내에도 한가득이다. 우와, 아이의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전쟁하면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빼놓을 수 없지. 당연히 거북선도 있다. 여러 무기들도 전시되어 있으니 남자아이들의 방문을 권해본다. 여기에도 한국사 체험처럼 투어 프로그램이 있는지 삼삼오오 무리들이 보였다. 전쟁기념관 입구에서 바라보는 뷰도 참 좋다. 넓은 앞 뜰이 복잡한 서울에서 한적함을 가져와준다. 전쟁과 평화라고나 할까?
서울에 갈 때는 기차를 타기도 하고, 버스를 타기도 한다. 물론 운전을 하기도 하지만 역시 대중교통이 마음 편하다. 기차를 타면 주로 수서역에서 내린다. 수서역에서는 잠실로 가기 좋아 키자니아, 롯데타워, 아쿠아리움 등을 목적지로 한다.
버스로 가면 남부터미널에 내린다. 남부터미널에 내려 눈여겨본 빵집에서 샌드위치를 아침으로 먹는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걷다 보면 예술의 전당이 나온다. 먼 길 왔으니 여러 전시를 동시에 관람하기도 한다. 한 번은 키즈아뜰리에를 경험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선생님과 미술체험을 하는 것이다. 주로 6세부터 9세까지의 어린이들 참여가 매우 많았다. 점심은 백년옥에서 순두부를 먹곤 한다.
예술의 전당에서 서울대로 가는 버스를 탄 적도 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법원도 경찰관도 볼 수 있다. 그렇게 도착한 서울대, 당연 기념품샵으로 간다. 기념품샵만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다. 서울대는 정문에서 인증샷 찍고 기념품 샵에서 학용품 사는 것이 국룰 아닌가?
서울에는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등 궁이 참 많다. 뜨거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 야외 활동은 꺼리게 되지만 또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다. 그중에서 창경궁 후원이 퍽 기억에 남는다. 당일 예매가 매우 힘든 곳이다. 그래서 서울 일정이 미리 잡히면 예매를 먼저 해야 한다. 겨우 딱 한 번 가보았다.
해설사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후원을 맛본다. 자연 그대로가 잘 보존된 곳이라 아이는 그 속에서 자연을 맛본다. 흙을 만지고 돌을 줍고 곤충들도 만난다. 역사 탐방이 아닌 자연 탐방이 되는 그곳, 불로문에서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온 가족이 사진을 찍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조금 더 자라서 방문한다면 또 다른 모습이 보이겠지.
가도 가도 갈 곳이 많은 서울, 같은 곳을 가도 또 새로운 서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