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ing Caliber -Fed Up With Us

번외편2

by Minor Bloom

“우리, 예전 같지 않아.”


연인 사이에 이 말이 처음 나왔을 때, 이미 많은 게 달라져 있었다. 예전엔 사소한 문자 하나에도 심장이 뛰었는데, 이제는 하루 종일 연락이 없어도 별 감흥이 없다. 같이 있어도 대화는 줄고, 눈을 마주치는 횟수도 점점 줄어든다. 그럴 때, Loving Caliber'Fed Up With Us' 가 조용히 흘러나오면, 마음속 깊은 곳이 묘하게 저릿해진다.


스웨덴에서 활동하는 인디팝 밴드 Loving Caliber는 북유럽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팀이다. 주요 멤버인 Michael Stenmark와 Anders Lystell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들은, 스톡홀름의 조용한 스튜디오에서 섬세하고 따뜻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와 맑은 톤의 보컬, 그리고 소박한 멜로디 안에 깃든 서정적인 정서가 특징인데, 무심히 흘려도 좋지만, 가만히 듣고 있으면 어느 순간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사랑, 이별, 성장, 후회… 우리의 삶과 밀접한 감정들을 정직한 언어로 풀어내는 이들의 음악은,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만들어준다.


“Fed Up With Us”는 단순한 이별 노래가 아니다.
더는 뜨겁지 않지만, 그렇다고 식은 것도 아닌 사랑. 오랜 시간 함께해온 연인만이 느낄 수 있는 권태의 무게를 노래한다.


“우린 한때 밤새 이야기하곤 했지. 그런데 이제는, 서로 말도 잘 안 해.”
이런 가사가 참 담담하게 와닿는다. 싸운 것도 아니고,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우리답지 않다’는 걸 스스로도 느끼고 있는 상태. 그런 미묘한 감정을 Loving Caliber는 너무도 솔직하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곡의 배경은 투어 중 겪은 감정 소모와 갈등에서 비롯됐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까운 사람에게 느끼는 거리감은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애정은 단순히 지워지지 않는다. "Fed Up With Us"는 바로 그 균열과 여운을 포착한 곡이다.


그래서 이 노래는 이별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을까?”
“지금 이 침묵은 지루함일까, 익숙함일까?"


오랜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 질문 앞에 서본다. 모든 것이 식은 듯 느껴지지만, 막상 손을 놓으려 하면 마음 한구석이 저려오는 그 순간. 그럴 때 이 곡은 말해준다. “너만 그런 게 아니야. 우리 모두 그런 시기를 겪어.”


Loving Caliber의 또 다른 곡

“Don’t Let Me Go”는 멀어지는 연인을 붙잡고 싶은 마음을 감미로운 어쿠스틱 사운드로 담아냈고, “Faster Car”는 막힌 감정의 흐름을 뚫고 나가고픈 열망을 속도감 있게 표현한 곡이다. 세 곡을 함께 들어보면, 하나의 감정 서사처럼 이어진다.


사랑이란 감정도 결국, 매일 조금씩 다르게 변해간다. 처음의 설렘은 언젠가 사라지지만, 그 자리에 남는 건 함께 쌓아온 시간이다.


"Fed Up With Us"는 그 지점을 이야기한다.
지겨워진 우리가 아니라, 익숙해진 우리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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