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알았을 때,
저는 특별히 모성애가 있는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유산이 되지 않으려고 조심했던 기억과
하던 일을 놓지 않으려 애썼던 기억
태교랄 것도 없었죠.
그랬던 제가 아이를 낳자마자
최면에 걸린 듯
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잊고 말았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경험했고 고통스러워하는
'나를 잊는다'는 건,
그저 아이를 돌보느라 나 자신을 덜 챙기는 것
그 정도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보다 더 깊은 내면의 나'.
어느 날 유난히 나 스스로가 마음에 들었던 기분,
일을 말끔히 처리하면서 느끼는 희열,
사람들 속에서 관심을 주고받으며
나를 발견하고 다듬어나갔던
내 자아의 걸음이
거기서 길을 잃은 것도,
멈춘 것도 모른 채
잠들어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찾고 싶은 '나'는
20대에 어른이 되어가며
더욱 성숙해지기를
꿈이 이루어지기를
때론 상처에 아팠지만
간절히 원하면서 내달리던
열정으로 반짝이던 나
그때의 느낌을 되살려내는 것이었습니다.
엄마의 경력단절은
위기인가요, 기회인가요?
엄마의 위기를
좌절로 맞았더라도 상관없어요.
절대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닙니다.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던 그 시간은
여전히 칭찬받고, 축복받아야 하는걸요.
이제는 엄마의 경력단절에
깃발을 꽂아야 할 때입니다.
'지금의 나'와 '그때의 나',
두 자아가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을
아주 천천히 생각해 보세요.
지금 내가 힘이 드는 건
내가 엄마라서가 아니라,
더욱 성숙한 열매를 맺으려
인생의 전환점을 만드는 중이기 때문이랍니다.
다른 무엇도 아닌 내 마음이
준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엄마의 위기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아이에게도
엄마를 알아갈 기회를 주세요.
우리 아이는
세상 가장 사랑스럽고도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