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한 번 쉬고, 후

by 이지영




아침부터 아이가 코피를 흘려
화들짝 놀라 일어났습니다.
등원, 등교 전쟁을 치르고 돌아보니
빨래 거리가 이만큼 늘어나 있었지요.

그제야 걱정이 되었습니다.
지금 어린이집에 있는, 학교에 있는,
우리 아이들의 기분은 어떨지,
교실은 잘 찾아갔는지...

늘 그렇듯 매일 아침이 바쁘지만
갑작스레 또 다른 바쁜 일이 닥치더라도
심호흡은 꼭 한 번 하기로,
스스로 다짐도 하고 말이죠.

하루 종일 일상을 지키며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내 눈 앞에 있는 것만 보이고
멀리 보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들리는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따라가려 하지만
그것의 의미를 알고 난 후에는
자신에게 더 의미 있는 소리를 찾아 나서지요.

당장의 문제에만 신경 쓰느라
그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지 알아내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니, 가끔 인생에서 찾아오는
멀리 보기의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그저 시간 속에 흘려보낸다면
눈 앞에서 놓친 것들만 아쉬워하고
스스로를 원망하게 될 겁니다.

우리 아이 스무 살의 모습을
내가 미리 정해놓는다면

아마도 서른 살의 모습부터는
공유할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답답하고 힘이 들 땐,
고개를 들고 쭈욱 어깨를 펴고
깊게 숨 한 번 쉬기,

빨리 가려고 서두르기보다
즐겁게 오래가는 법 찾기.

잠깐의 여유 속에,
멀리 보기의 기회가 스친답니다.

주말에는 여유롭게
아이와 이렇게 심호흡하는 법부터
천천히 나눠야겠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