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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영 Oct 19. 2021

028. 그게 아니고

말할 걸 그랬습니다.

내 마음은 그런게 아니었다고.


왜 말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면

꺼낼 시간이 없었다고 말하겠습니다.


턱 끝까지 차오르는 말 한마디

꾹꾹 삼킬 때마다

마음 한 켠에는 그늘이 드리워지고


그저 답답하고 억울했던 순간들이

말 못한 이야기들이

가슴 속에 켜켜이 쌓여

딱딱한 화석이 되어버렸다고,


간혹 우리 앞에 기분 좋은일이 생겼을 때

웃는 내 모습이 어색할까

그리도 신경이 쓰일 줄은 몰랐습니다.


내가 오해였다고

이렇게 하는게 옳다고

시간이 내게 가르쳐주겠지


그렇지만 어쩌면 당신도

시간이 지나면 나를 이해해주겠지

조금 더 나를 돌아봐주겠지


몸도 마음도 어지러운 밤

그렇게 시간을 붙잡고 나는

동무도 없는 술 몇 잔에 고통을 견뎠습니다.


하루의 시작에

망설입니다.

'말을 할까,

아니 조금만 더 참아야겠지.'


또 하루의 끝에

읊조립니다.

'이게 아닌데...'


말 문을 열면,

정말로 그런 기회가 나에게 온다면,

내가 이 말을 해도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면

주체 할 수 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아서

모두가 도망가 버릴 것만 같습니다.


왜 말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면

당신과 멀어지고 싶지 않아서

언제든 다시 함께 웃고 싶어서라고 말하겠습니다.


내 마음에 못이 박힐지언정

그 쯤이야, 얼마든지 나는

못 본 체 웃을 수 있으니까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습니다. 말하지 많고 다음으로 미루거나 숨긴 감정이 있나요? 어떤 일이 있었나요?



     나의 감정을 말하지 않고 숨기거나 다음으로 미룬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내가 그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한다면 어떤 말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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