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 withers - lean on me
낮은 자존감과 높은 자존심 사이 어디쯤에 나는 위치해 있는가 물어본다. 둘 간의 간극을 이해하는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다. 낮은 자존심에서 비롯한 불만족과 높은 자존심에서 나오는 아쉬움이 인생을 지배하고 있는 듯하다. 남을 대할 때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해야 함을 알지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가을이 오려나보다. 부쩍 인생이란 무엇이고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고민하게 한다. 나이가 들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절벽에서 어떻게 손을 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라 누군가 말했다. 호랑이를 피해 구덩이로 몸을 던진다. 하지만 바닥에는 독사가 우글거리는 깊은 구덩이였다. 가까스로 덩굴을 잡아 중간 정도에서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위도 아래도 갈 수 없는 상황에서 검은 쥐가 와서 덩굴을 갉아먹고, 하얀 쥐가 와서 또 덩굴을 갉아먹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따금씩 구덩이 중간 정도의 벌집에서 달콤한 꿀들이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검은 쥐는 밤, 하얀 쥐는 낮을 의미하고, 호랑이와 뱀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덩그러니 매달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벌집에서 떨어지는 꿀은 순간순간의 즐거움을 말한다. 우리네 인생이 그렇다. 호랑이와 맞서 싸울 것인가, 뱀을 피해 도망갈 것인가. 아니면 검은색, 하얀색 쥐가 갉아먹고 있는 덩굴에 매달려 그나마 벌꿀이나 받아먹으며 죽음을 기다릴 것인가. 인생은 덩굴을 잡고 시간을 보낼 것인가, 맞서 싸울 것인가의 결정인 셈이다. 물론 나는 덩굴에 매달려 꿀을 먹을 때는 맛있구나 하고 느끼고, 위아래에서 보이는 호랑이와 뱀은 걱정하면서, 그렇다고 맞서 싸울 생각은 안 하고 조용히 쥐들을 바라보는 실정이다. 누군가는 홀라이와 싸울 것이고, 누군가는 뱀을 쫓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그냥저냥 덩굴에 매달려 쥐들이 오가는 것들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가끔 떨어지는 꿀이나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기도 할 것이다. 적어도 난 이리도 해보고 저리도 해보는 중이다. 최소한 얼마나 덩굴이 질긴지 시험이라도 해보고, 호랑이, 뱀과 맞서 싸울 때를 시뮬레이션해보기도 하고, 가끔은 꿀에 취해 좋아하기도 하고, 쥐를 보며 절망하기도 한다. 역시 인생이란, 삶이란 어렵다. 정답이 없기에 결론을 짓기도 어려울뿐더러 짐작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대리를 하면서 다양한 구덩이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남들보다 튼튼한 덩굴에 매달린 사람도 보이고, 가끔 떨어지는 꿀에 온갖 집중을 하며 매달린 사람들도 보인다. 쥐들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도 보이고, 덩굴에 매달려있음에도 그 안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저마다의 구덩이에서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매달려 있다. 튼튼한 덩굴이 부러울 때도 있고, 호랑이와 뱀과 맞서 싸워 이긴 사람들이 멋져 보이기도 한다. 한편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매달려만 있는 내가 한심스러워 보이기도 하다가, 가끔은 덩굴에서 매달려 있는 것이 너무 힘들어 누군가 호랑이도 독사도 물리치고 나를 이 구덩이에서 꺼내 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한다. 모두가 같은 생각이겠지. 하지만, 싸울 생각은 안 하고 누군가 꺼내 주기만을 바라는 인생이고 싶진 않다. 아내와 아이가 함께 매달려 있기에 더욱 힘을 내야 한다. 줄을 올라가 호랑이와 싸우든, 아래로 내려가 독사를 무찌를지언정 줄을 놓는다거나 무작정 누군가 꺼내 주기만을 기다리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너무 힘들다. 미끄러지듯 덩굴을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많다. 호랑이에게 물리고, 독사에게 물려 상처 입을 때도 많다. 이럴 땐 정말 잠깐만이라도 잡아주었으면 좋겠다. 꺼내 달라는 것도 아니고, 잠깐만 자유롭게 손을 풀고 다시 힘을 주어 매달릴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많이 지쳤나 보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있는 상황에서 탈출은커녕 그냥 매달려 있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누군가 손 내밀어주었으면 좋겠다 아주 잠깐만이라도 좋으니.....
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말이다.
Sometimes in our lives we all have pain
가끔 우린 살면서 고통을 느끼고
We all have sorrow
슬픔을 느끼죠
But if we are wise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We know that there's always tomorrow
언제나 내일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죠
Lean on me, when you're not strong
내게 기대요, 자신이 약하다고 느껴질 때
And I'll be your friend
그럼 친구가 되어줄 테니
I'll help you carry on
고통을 견디는 것을 도와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