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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Apr 11. 2024

D-99, 아빠가 되어가는 과정

D-99

아빠가 되어가는 과정


우리 딸이 세상 바깥으로 나올 때 비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너무 어려서 아이는 태어난 순간을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엄마와 아빠에게는 잊지 못할 날이 되겠지.


엄마와 아빠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우리 딸이 세상을 맞이하고 살아가는 기준이 되겠지.


부모가 될 준비가 완전히 다 되어서 아이를 맞이하는 완벽한 부모는 세상에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좋은 아빠이고 싶다. 그리고 아내는 좋은 엄마이고 싶고.


지금까지 나에게는 아내와 둘이서면 그 어떠한 것도 두렵지 않고 뭐든 헤처 나갈 수 있으리라 다짐을 해왔지만 이제는 약간의 두려움도 생겼다. 결코 부정적인 걱정이 아닌, 세상을 좀 더 힘차게 살아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


[태어난 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종일 잠만 자서 까치집 머리를 하고 있던 인형 같은 딸]


나는 너의 아빠이자 부모가 될 사람이라는 것을 아이는 어떻게 받아들이기 시작할까.


앞으로 너의 작은 것 하나부터 나중에 커서 자립을 할 때까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리라 마음을 먹는다.

중년의 나이가 되어보니 올바른 생각과 건강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거쳐 갈고닦고 해야 하는지 이제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해도, 아직도 쉽지 않은데... 내가 어떻게 가르쳐 줄 수 있을까.


엄마의 뱃속에서 나왔고 내가 아빠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너는 내 딸이자 자식이고 난 너의 아빠라는 일차원적인 관계를 넘어서서, 시간이 지나 처음으로 딸의 목소리로 엄마 아빠라는 말을 내뱉었을 때 단어가 주는 의미와 감동 이상의 책임감을 변치 않고 갖고 있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군대 전역 100일 전보다 더 기다려지는 100일이구나.


기다리고 있을게 사랑하는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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