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1, 집

D+11

by Gigantes Yang


드디어 우리 딸이 집에 왔다.


이런 날 언제 오나 싶었지만, 드디어 소원을 이룬 아빠다.

혹시라도 낯설지는 않아 할지 걱정도 되었다.

아무리 이 집에서 엄마 뱃속에서 함께해 왔다 하더라도

아이에게는 익숙해져야 할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렇게 아빠는 생각했다.


따뜻하게 아이를 감싸 안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생각보다 적응을 잘하는 듯싶었지만,

태어나고서 처음으로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지 울음을 멈추질 않았다.

겁도 났을 테지.

혼자가 아님을 알려주고 싶은 아빠였지만,

아빠는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 미안함 마음이 컸다.


아이를 진정시키기엔 엄마의 품만 한 게 없었다.


아주 조금씩이긴 하지만 시간을 충분히 두고서 아이는 진정되기 시작했다.

며칠 전부터이긴 하지만 우리 딸은 해가 떠있을 때 유독 잠투정이 심했다.


집이 혹시라도 추울까 싶어 보일러도 미리 켜두고 따시게 해 두었다.

조금이라도 덜 불편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쉬야도 하고 응아도 하고. 방귀도 시원하게 몇 번.


늦은 밤에는 한 번도 아이와 함께해보지 못했기에

오늘이 어떻게 보면 우리 부부에게 처음 겪는 아이의 밤 상태일 것이다.

2시간 반에서 3시간 사이에 한 번씩 밥을 먹이려고 하지만

아이는 이미 2시간쯤 지나면 자동적으로 울기 시작했다.

아직 아이를 제대로 달랠 테크닉이 부족해서인지 3시간을 채우기가 쉽지 않았고,

몇 번이나 분유를 타고 아이가 다 먹고 남은 젖병을 씻고 소독했는지.


KakaoTalk_20250227_090949307.jpg [2023년 12월: 태어난 지 일주일]


우리 부부의 신생아 신고식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지만 엄마 아빠가 이렇게 되어 가는구나 싶다.

아빠의 품보다는 엄마의 냄새와 품을 원하는 딸을 보면서 서운할 법도 하지만 오히려 안심이 되는 아빠다.

엄마를 더 닮은 우리 딸이 엄마를 더 찾고 더 좋아해서 얼마나 기쁜지.

탯줄로 연결된 아이와 엄마와의 인연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처음으로 해보는 아이 머리 씻기기.


아내는 우리는 부모이기 때문에 당연한 거라며 전혀 힘들아하지 않았다.

물론 힘이야 들었겠지만, 엄마니깐 당연하고,

당연히 아이가 우선이어야만 한다고 했다.


아이만 생각하면 힘들 이유도 없더라.

내 몸이 조금 피곤하면 어떠하리.

몇 개월 못하겠나 싶다.


우리 딸은 아직 집이 어색할 거다. 많이 무섭기도 할 거다.

그래서 엄마 아빠의 보살핌이 절실하다.

적어도 당분간은.

공기도 다를 것이고, 온도도, 누워있는 곳도.


엄마 아빠를 부모로 인식하고 알아볼 때쯤 우리 셋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로 발전해 있겠지.


그렇지 우리 딸?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엄마 아빠가 옆에 항상 있으니깐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지내렴.

맘껏 울고 맘껏 웃고.

함께할게.


사랑한다 우리 딸. 잘 자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