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41
오늘로써 우리 딸이 태어난 지 441째 되는 날이란 게 믿기지가 않는다.
[딸과 만나기까지 100일간의 기록]에서는
40대에 들어서고서 처음 아빠가 됨으로써
아이를 만날 생각에 하루하루 설렘으로 가득한 아빠의 마음을 차곡차곡 담아왔다.
딸이 태어나고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아빠의 일기를 쓰고 있다 보니
가끔씩 꺼내보게 되는 옛날 사진첩을 첫 장부터 보듯
D-Day부터 몇 번이고 읽으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기억을
단 한순간도 잊고 싶지 않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돌이 되기 전만 해도 겨우 아장아장 걸어 다니기 시작했던 딸.
지금은 순간이동을 하듯 굉장한 속도로 뛰어다닌다.
사실 진짜로 뛰는 건 아니고, 거의 뛰다시피 걸어 다닌다.
스스로 올라갈 수 있다고 판단된다 싶으면
손이 닿는 곳이라면 일단 오르고 본다.
그러다가 넘어기지를 몇 번.
울면 달래고, 그리고 웃고.
그리고 또 어디론가 올라가고.
또 자빠지고.
아빠를 닮아서인지 키가 금세 자란다.
책상 위에 본인이 원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싶으면
손이 닿을 때까지 까치발을 들고서라도 해내고야 만다.
아빠가 소파 앞에 두 다리를 쫙 펴고 앉아있으면
딸은 어느새 아빠 위에 올라와서 푹신푹신한 아빠 배를 베개 삼아 다리를 쫙 펴고 앉는다.
귀엽게 튀어나와 있는 아이의 배를 만지작 거리다 보면
딸은 고개를 뒤로 젖혀서 아빠를 쳐다본다.
아빠지만 만만한 사람.
아빠지만 편안한 사람.
엄마한테는 통하지 않지만
떼를 쓰면 웬만한 건 다 들어줄 것만 같은 사람.
아직은 알아듣지는 못하는 아빠의 훈육도, 잔소리도 마냥 즐겁기만 한지
아빠가 뭐라 하던지 웃는다.
우리 딸은 쉽지 않은 여자.
아직은 손도 오래 못 잡게 한다.
왠지 앞으로도 그럴 것만 같은 느낌이...
아직은 오래 안고 있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이것 또한 왠지 앞으로도 그럴 것만 같은 느낌이...
아빠는 딸의 아바타.
아빠에게 안겨있을 땐 자신의 손가락질 하나로 이곳저곳 왔다 갔다.
본인이 원하는 만큼 안겨있어야 만족해 하지만
원하지 않을 때 안고 있으면 싫어하듯
안겨있고 싶은데 내려놓으면 더 싫어한다.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딸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지금처럼 행복하길.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우리 딸의 마음도 엄마하고 아빠의 마음처럼
하루하루가 행복하길.
아빠가 많이 사랑한다 우리 딸.
그동안 [딸과 만나기까지 100일간의 기록] Part I, Part II, Part III, Outro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3회차는 일종의 Ending Credit으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