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하는 용기

기업도 생태계가 건강해야 오래간다

by 김광훈 Kai H

동네 지하철역 사거리에 중대형 약국이 있다. 번화한 거리다 보니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그 약국의 원형 유리창 바로 앞에 중년을 넘긴 아주머니 셋이서 여러 가지 채소를 판다. 노점 치고도 영세하고 소박한 편이다. 플라스틱 바구니에 감자, 고구마, 상추, 고추, 나물 등을 진열해 놓았다. 가끔 아주머니들이 흥정을 하고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약국 입장에서는 출입문 바로 옆에 노점이 있어 <미관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데다 시야도 가리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듯했다. 아름다운 공존이다.


사두라는 인도인이 한 승려와 히말라야 산간을 걷고 있었다. 눈이 오고 날은 저물어가기 시작하자 그 승려가 날이 저물기 전에 산사에 도착하지 않으면 얼어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도중에 계곡 아래서 비명을 지르며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이 보였다. 사두가 멈칫거리자 그 승려는 그게 그 사람의 운명이라며 갈길을 재촉했다.

사두는 승려의 충고를 무시하고 계곡 아래로 내려가 그를 담요로 둘러싼 다음 업고 걸었다. 그가 다리를 다쳐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자기 한 몸 추스르기도 어려운 상태에 업고 가니 온 몸에서 땀이 흘렀다. 얼마를 걸었을까, 산사의 불빛이 보였을 때 그는 쓰러졌다. 지쳐서가 아니었다. 사람에게 걸려 넘어진 것이었다. 쓰러져 죽은 사람은 앞서가던 바로 그 승려였다.



아직 솜털이 덮여있는 새끼 펭귄들은 활강 풍이 불 때면 견디기 정말 힘들다. 그들의 표정만 봐도 얼마나 극한 상황인지 짐작이 갈 정도다. 이들은 한자리에 모두 모여 몸을 밀착시켜 열손실을 줄이고 체온을 유지해 살아남는다.

한 커플이 크리스마스트리를 사러 가게에 왔다. 비싼 것은 지나치고 저렴한 것을 찾고 있었다. 크기는 하지만 반대편에 나무 가지가 없어 볼품없는 유럽 소나무를 찾아냈다. 그리고는 역시 한쪽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다른 한쪽은 가지가 엉성한 트리를 하나 더 골랐다. 어차피 팔리기 어려운 트리가 생각하고 3000원씩에 팔았다. 며칠 뒤 가게 주인이 동네에서 걸어가다가 그 커플의 아파트에 장식한 트리가 가지도 무성하고 보기가 좋아 집에 들러 어찌 된 일인지 물어보았다. 그들의 비결은 볼품없던 두 트리를 하나로 묶고 장식을 추가하니 서로의 결점이 보완되더라는 것이었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직에서는 물론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도 상생의 정신으로 협력해야지 일방적인 착취가 이루어지면 기업의 생태계가 무너져 공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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