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쑨이의

by 혜현

얼마 전, 쑥쑨이의 6번째 생일이었다. 쑥쑨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그 달 생일인 친구들의 생일잔치를 한꺼번에 열어준다. 쑥쑨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가장 좋아하는 파란색 엘사 드레스를 입고 신나게 등원했다.


아이들의 등원을 마치고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4시쯤 띠롱 하며 쑥쑨이 선생님께 문자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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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에서 쑥쑨이는 친구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쑥쑨: "나는 나는 자라서 엄마가 될 거야."


친구들: "그래, 그래, 너는 너는 엄마가 되어라"


다른 친구들은 꿈으로 공주,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쑥쑨이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고 노래를 불렀단다.


유치원에서 돌아온 뒤, 쑥쑨이에게 물었다.


"쑥쑨아, 왜 나중에 커서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어?"


"난 엄마가 좋으니까, 나중에 엄마처럼 내 딸한테 쭈쭈도 주고, 밥도 해줄 거야."


매일 아침부터 정신없이 등원하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하원하고, 저녁밥을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하는 일상들을 보낸다. 아침에는 "사랑하는 우리 공주들~ 일어나라~" 하며 산뜻하게 시작하지만 잠자리에 들 때쯤 되면 "이놈들, 빨리 안 들어가!!!!!!, 빨리 자!!!!" 하고 소리를 지르게 마련이다. 그렇게 재우고 혼자 앉아있으면 매일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오늘도 잘해주지 못하고 소리 질렀구나.."


그런데 꿈이 엄마라니, 엄마가 좋아서 엄마처럼 되고 싶다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미안했다.


'내가 잘해주지 못해도 넌 항상 엄마만 보고 있구나.'



며칠 뒤, 할머니 집에 놀러 가 쑥쑨이가 또띠아 피자를 만들고 있었는데,


쑥쑨이: "할머니!, 나 이거 나중에 사랑이 해줄 거야!"

할머니: "사랑이가 누군데?"

쑥쑨이: "내 딸 이름"


쑥쑨이 꿈은 이제 사랑이 엄마다. 나중에 쑥쑨이가 사랑이에게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나도 쑥쑨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야 겠다. 엄마는 정말이지 아이의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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