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분전환을 담당하는 ‘파스타’
음식으로 육아 힐링하기
아이 이유식 만들 때 요리를 제대로 해봤다. 이젠 요리가 어느 정도 익숙해졌기도 하고 육아로 힘든 날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맛집 탐방을 한다. (평일 점심이 나의 힐링 시간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파스타’이다. 그중에서도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를 가장 좋아한다. 올리브기름에 담백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나에겐 일품이다. 집에서도 점심에 자주 해 먹는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2번 정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반 스푼 정도 넣고 볶는다. 마늘 색깔이 갈색이 될 때쯤, 10분 정도 삶은 통밀 파스타면을 넣고 함께 볶는다. 이때 올리브오일을 다섯 스푼 정도 더 넣고, 까나리 액젓 한 스푼, 페페로치노홀 향신료를 2개 정도를 얇게 썰어서 넣는다. 페페로치노홀 향신료는 강렬한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 살짝 느끼할 수 있는 알리오 파스타에 이 향신료만 넣으면 약간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파스타 맛을 느낄 수 있어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즐겨 먹는다. 여기에 소금도 약간 첨가해서 먹으면 파스타 맛집에서 먹는 맛이 난다. (방울토마토도 겹들여서 먹는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파스타면이다. 매일 건강한 밥상을 챙겨 먹으려고 해서일까?
일반 파스타면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다. 반면, 통밀 파스타면은 배가 아프지 않다. 이제 나도 40대 중반을 가는 과정이라 그런지 확실히 음식에 따라 몸의 반응이 나타난다. 파스타 하나를 만들 때에도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간다. 알리오 파스타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페페로치노홀’향신료라고 생각한다. 이 향신료를 넣지 않으면 매콤한 맛이 없어서 탄산음료가 당긴다. 나의 삶에도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향신료 같은 일이 존재하는지 곰곰이 생각했다. 나는 아이 어린이집 등원 시키고 20분 걸어서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 가장 행복을 느낀다. 도서관 지하 일층에 노인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서 4층에 있는 독서실에서 공부할 때 정말 행복하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가 제일 싫었고 지루했는데, 아이 낳고 이젠 도서관 공부가 제일 좋다. 조용히 책 페이지
를 넘길 때마다 살짝 거짓말까지 보태면 희열까지 느끼는 것 같다.
반면, 남편은 ‘코다리찜’을 좋아한다. 동태찌개, 청국장, 삼계탕 등등 모처럼 아이 어린이집 등원시키고 점심 데이트를 갈 때면 파스타냐 삼계탕이냐 놓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럴 때는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다. 여자의 마음을 잘 모르는 남편이 야속하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내가 말로 설득시킨다. “요즘 여자들이 데이트할 때, 삼계탕을 먹고 싶겠어? 모처럼이니 파스타 먹으러 가자” 남편은 나의 잔소리에 항복하고 파스타집으로 향한다. 이젠 둘만의 데이트라고 하면 ‘파스타 맛집에 가는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남편에게 물었다. 삶의 낙이 있는 거냐고 향신료 같은 존재가 있냐고 물으니 '낚시'라고 한다. 실제로 낚시를 거의 가진 못하지만 밤마다 낚시 유튜브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 우리 삶에도 소소하지만 맛을 내는 향신료 같은 일상이 필요한 것 같다. 그게 운동이든, 명상이든, 화분 꾸미기든 나의 삶을 감칠맛 나게 한다면 인생 잘 살고 있다는 증거이지 않을까? 오늘도 감칠맛 나는 인생을 살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한다.
육아로 지칠 때,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며 힐링하는 이 순간이 참 좋다. 삶의 의미까지 생각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