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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용 설명서 - 나를 객관화하자.

육아 힐링 글쓰기

by 움트는 새봄 Dec 14. 2024


이 제품에 대해 설명하기 앞서, 사용 설명서를 잘 숙지하여 제품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본 제품은 순종 혈통 한국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에서 자라 생활하였기에 한국인을 위한 맞춤 제품이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이 제품 이름은 천지현이라는 제품으로 지극정성으로 태어났기에 사용 설명서를 잘 익혀서 쓰시길 권장합니다.


1. 제품 성격

이 제품의 성격은 전반적으로 착합니다. 착하다 보니 그렇게 큰 존재감은 없습니다. 다소 소심해 보일 수 있지만,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는 편이라 제품 사용 시 지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친해지면 수다쟁이가 됩니다. 친해지면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듣기에 이 제품 사용을 권장합니다. 또한 열정이 많은 편입니다. 열정이 많기에 에너지가 넘치고 하고 싶은 것도 많기에 순간순간 욱할 때도 있지만 다시 평정심을 찾아 착한 모드로 잘 지내는 편입니다.



2. 제품 생활 습관

이 제품의 생활 습관 첫 번째, 글쓰기를 합니다. 오전 6시쯤 일어나서 책상에 앉아서 글쓰기를 합니다. 올해 2월부터 100일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육아라는 환경에 놓여 자주 버퍼링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9개월 만에 완성했습니다.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는 제품입니다. 이 제품을 사용하신다면 큰 도전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 공부 후 2시간마다 간식을 먹습니다. 새봄이 등원 후,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다가 휴식을 합니다. 엔진이 버퍼링 되기 때문에 2시간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이 제품을 사용하신다면 커피와 간단한 간식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 걷기를 생활화합니다. 걷지 않고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배가 나오고 소화도 잘 안됩니다. 그래서 모든 생활에 있어서 걷기를 하려고 합니다. 도서관에 갈 때도 걸어서 다닙니다. 살도 빠지고 소화도 되니 이 제품 사용하실 때 함께 걸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 주세요. 네 번째는 육아 스트레스를 카페에서 풉니다. 카페에서 혼자 차 마시며 달달한 빵을 먹을 때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집니다. 단 이 제품과 함께 있으면 뱃살이 찔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3. 제품 사용 에피소드

제품 전성기인 25-32살까지 다양한 회사 환경에서 지냈습니다. 제품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떠나 나름의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상처와 아픔도 존재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제품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열심히 지금까지 노력 중입니다. 첫 번째 회사 환경은 영어 학원이었습니다. 최저 임금으로 생활했기에 삶이 참 어려웠고, 솔직히 말하면 영어가 딸려 그만두었습니다. 영어 잘하는 제품을 원한다면 이 제품은 한국어 전용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이 일을 통해 무역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한국 원단을 수출하는 무역회사로 홍콩 바이어들을 접할 수 있었기에 참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경리 업무와 네고 업무가 힘들었습니다. 이과가 싫어 문과로 편입했던 이 제품으로서는 돈 계산이 쉽지 않습니다. 일 년 만에 퇴사를 했습니다.


세 번째 회사는 금융권 파견직이었습니다. 이 제품 생애 금융권이라는 곳에 한 번쯤은 다녀보고 싶어서 결정한 선택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무기 계약직을 바라보며 3년 반을 허송세월 보내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안타까운 세월이었습니다. 결국 그냥 잘렸습니다. 이후 서점에 달려가 3달 동안 100권의 책을 사서 읽으며 이 제품이 어떤 환경에 가야 제품 사용이 잘 되는지를 수없이 생각했습니다. 답을 찾았습니다. 책과 관련된 환경에 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 제품은 책과 관련된 수업을 듣기 시작했고 2년 동안 일하면서 퇴근 후 공부를 해서 독서토론 강사로 전향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책 한 권도 내고 토목 공학도와 결혼해서 애 낳고 육아 글쓰기 중입니다.


4. 제품 주의사항

배가 고프면 버퍼링이 될 수 있습니다.

동작이 다소 급할 때가 있사오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5. 사용 설명서를 마치며

이 제품현재 42년 산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환경에 노출되었지만,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혹여 이 제품을 보신다면 가볍게 눈인사만 하시면 됩니다. 앞으로 이 제품이 어떤 환경에 놓일지 모르겠지만,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꾸준히 글 쓰고 가르치며 살 것 같습니다.


육아를 하면서 가끔은 나를 객관화해보고 싶었다. '자기소개서'를 약간 변형해서 글쓰기를 하니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짧지만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생각할 수 있었다. 지금은 육아 중이지만, 꾸준히 글쓰기를 하며 언젠간 남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번쯤 '나 사용 설명서'를 작성해 보는 건 어떨까? 지금 나라 안이 시끄럽지만, 내년에는 좀 더 발전된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1. 여러분도 '나 사용 설명서'를 작성해 보세요.

-제품 성격 :

-제품 생활 습관 :

-제품 사용 에피소드 :

-제품 주의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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