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파킨슨병에 걸렸다면?
서평으로 육아 힐링하기
김혜남 / 메이븐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지만 20년째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이기도 하다. 책 앞표지를 읽을 때 깜짝 놀랐다. 학력이 높고 의사이기에 좋은 조언을 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몸이 점점 굳어 가는 병까지 얻게 되었다니..책 내용이 안쓰럽기도 하고 우리네 가족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혼자 독서실에서 눈물을 훔치며 이 책을 여러 번 읽었다.
책은 30년 동안 의사로 일하면서 알게 된 인생의 비밀, 파킨슨병을 앓으면서 알게 된 인생의 깨달음, 마흔 살에 알았으면 더 좋았을 것들에 대해 인생의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내용이 실렸다.
"그러나 나는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내가 왜 그런 병에 걸려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눈앞이 깜깜했고,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으며, 세상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그러는 사이 우울은 더 깊어져 갔고 차라리 이대로 죽어 버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정신이 번쩍 들었다."(p.25)
자신이 의사이기에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단다. 하지만 막상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나서 한 달 동안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고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공부를 잘해서 의사가 되어도 병 앞에서는 너무나 약한 존재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이렇게 약한 존재이다. 하지만 우리는 나에겐 아무 일도 없을 것처럼 행동하고 판단한다. 교만할 때도 많고 불평할 때도 많다. '만약, 내가 파킨슨병에 걸린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지금 내가 이렇게 건강한 게 감사했다. 그런데 늘 육아가 힘들다고, 사는 게 힘들어 죽겠다고 말하는 나 아니던가. 이 책을 읽으며 반성하고 ,반성하고 눈물이 계속 났다.
저자는 생각을 바꿔 한 달 만에 침대에서 일어난다. '나는 그대로인데, 단지 달라진 게 있다면 내 미래가 불확실하고 현재가 조금 불편해진 것밖에 없는데, 내가 왜 이러고 있는 거야?'(p.25) 침대에서 일어나 병원에 나가고, 집안일도 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다시 일상생활을 시작했다. 얼마 전, 대학병원에 갈 일이 있었는데, 깜짝 놀랐다. 병원에 환자가 너무 많아서다. 아픈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늘 감사하며 살자' '육아가 힘들다고..일을 하지 못한다고 징징 대지 말고 늘 감사하며 육아도 하고 가정을 잘 보살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삶의 무기력을 느끼는 중년층이 보기에 유익한 책이다. 또한 삶이 고통스럽다고 느끼는 독자에게는 단비와 같은 책이다.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생명이 있는 한 인생 하나하나가 다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이 알려주기 때문이다.
v 마음 정리 체크하기
- 내 인생에서 가장 불만인 게 무엇인가?
- 만약, 내가 파킨슨병에 걸렸다면 지금의 불만이 문제가 되는가?
-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한 것은 무엇인가? 10가지 적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