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리모델링이 마무리되고 일상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나의 휴직 기간도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알아서 학교 가고 비는 시간에는 짬짬이 집에 들러 간식도 먹고 알아서 학원도 잘 다녀오고 있다.
처음에 휴직을 시작할 때, 회사를 그만두려는 마음은 많이 희석이 되었고 이제는 회사에 복귀하려는 마음이 처음보다 많이 커졌다. 이사를 하고 이래저래 몸은 많이 편해졌지만 휴직 기간이 끝을 향해 가면서 마음은 더 복잡해졌다.
눈치가 백 단인 우리 와이프는 또다시 나를 들썩이게 만든다.
"복귀하기 전에 제주도 한 번 더 다녀와."
"정말?"
와이프의 저 말이 실행되었다. 다만 저번과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저번 제주 여행은 가족들이 왔다 가기는 했지만 온전히 나를 위한 여행이었다면 이번에는 다른 지인들과 약속이 많이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것이다.
2월에 내가 제주 방문 중인 당시 회사를 그만둔 회사 동기가 한 명 있었다. 그 동기가 쉬면서 재충전을 위해 2개월 넘게 제주에서 지내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 지난달에 또 다른 동기가 회사를 그만두었고 동기들을 보기 위해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의 제주 여행 계획을 얘기했더니 또 다른 회사를 그만둔 동기와 함께 의기투합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회사를 그만둔 2명의 동기와 제주에서 체류 중인 회사를 그만둔 동기를 제주에서 만나서 2박 3일 정도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제주 도착
그리고 오늘 두 명의 회사 동기와 또 다른 동기를 만나기 위해 제주에 도착했다. 날씨는 흐렸지만 제주는 늘 그렇듯 그 자리에서 반겨주었다.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 못해서 배가 많이 고팠고 일단 식사를 하기로 했다. 제주 하면 역시 전복이지... 동기 한 명의 추천으로 전복집으로 직행했다.
전복 대박
전복회, 전복구이, 전복죽으로 시원하게 제주에서의 첫끼를 해결했다. 밥도 먹었으니 차나 한 잔 하기 위해 찾은 곳은 영화 '건축학개론'에 나온 '서연이네 집' 카페
뷰 맛집
음료의 가격이 좀 비싼 편이었지만 영화를 보지 않은 나도 눈에 보이는 뷰 만으로도 그 값어치를 했다고 느낄 만큼 좋은 풍경을 간직한 곳이었다.
자~ 이제 숙소로 가봅시다. 서귀포에 위치한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거리를 사기 위해 근처의 올레시장으로 향했다. 제주에 왔으니 회와 해산물을 사고 오랜만에 본 동기들과 술 한잔이 빠질 수 없으니 한라산도 몇 병 샀다.
제주의 회 한상
비슷한 나이의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의 술자리는 깊어지고 속마음에 있던 이런저런 말들을 함께 하면서 밤은 깊어갔다.
회사를 다니면서 나이를 점점 먹어가면서 코로나를 겪으면서 인간관계가 점점 좁아져 가는 것을 느꼈는데 오랜만에 동기들과의 이런 자리가 정겹게 느껴지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