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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결

2025.06

by 온다


생각과 감각하는 물아는

모든 것을 내뱉고 살면

가루가 될 운명이야


얼마나 충실하지 못하면

끄나풀 같은 실오라길 풀어헤치고

코앞에서만 살랑거리며 재간을 부릴까

그러다간 발목이 오도독 부러질 텐데


공감과 이해하는 물아는

둥글게 쌓아 올리지 않으면

공각이 될 목숨이지


언제가 되었든

사태를 일으켜 휩쓸어 버릴

한 문장이 될 때까지

비우거나 담거나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지


올곧게 솟아오를 비석 위에서

시린 칼날에 두 번 베이는 건 모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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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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