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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일기

2025.07

by 온다


가약으로 가득 채우고

옴나위 없이 지워나간다


시간은 때웠으니 하루가 가지만

영겁을 메울 속살은 말라 간다


쭉정이 같은 살갗을 보듬어 보면

꺼끌한 허영만이 톱니처럼 돌고 돈다


탈락하는 각질들이 바로 나다


파닥거릴수록 초개와 버무려지는

술독에 빠진 혜계를 보니 바로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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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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