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
잊어선 안 되는 것과
잊히면 안 될 것들이
내 안에 어지럽게 무성하다
뾰족한 기억들을
마른 완두콩 골라내듯
손바구니에 담는다
울퉁불퉁 거메진 콩알을 씹다
울상 지으면
매혹하던 야마가 덮친다
나날은 흐른다
잊지 않고 버티면
단출하게 뚜렷해지는 것들이 있다
실한 결실에만 관심을 두는 게
목적이다
수확은 욕심 없이
지극히 허영 없이
떠나는 길 뒤로
살랑거리며 나비 한 마리 날아들 때
올리 뻗어 손을 내민다
필름 카메라를 써요. 사라지는 것들과 생각이 머무는 자리들을 찍어요. 글/사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