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5.08
미워하는 눈으로
뜰밭을 내다보면
고개 든 거짓만이
시야에 틀어박힌다
모두의 사과는
누군가의 뼈를 톡 분질러 나왔다지만
그 사과의 주인은 그가 아니다
열매가 익고 있는 언덕에선
석양이 질 때 씨앗이 영글고
낙엽이 쌓이기 시작하면
사과는 굴러가는 중이다
굽이 아래 도랑을 따라
지멋대로 흐르던 중에
문득 떠올리면 그렇다
꽃술 안에 다시 포개어지자니
무게를 얹은 이제는
어리석게 문드러졌노라고
필름 카메라를 써요. 사라지는 것들과 생각이 머무는 자리들을 찍어요. 글/사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