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
쓸쓸해 보이는 뒷모습은
언제나
발길을 붙잡는다
소호거리를 돌아보기에
네 시간은
충분한 동안이었지만
여행의 묘미인 변수는
넉넉함을 반으로 쪼개어 놓았다
신기하게도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은
언제나 생겨나서
어떤 광경 앞에 잠시 멈추게 하는
여유를 부리게도 한다
또 신기하게도
여유를 부리고 나면
시간은 배로 늘어나기도 하고
그 시간 안에서
더 많은 걸 담아가게 한다
뒷모습은 이내 사라지고
어느새 주방 뒤켠의 구멍으로
사라지고 없다
필름 카메라를 써요. 사라지는 것들과 생각이 머무는 자리들을 찍어요. 글/사진, 온다